수단 난민 보트에 불나 50명 사망
국제이주기구 “올해 상반기에만
지중해서 760명이 목숨을 잃어”

북아프리카 리비아 앞바다에서 수단 난민 75명을 태운 선박이 불에 타면서 최소 50명이 사망했다. 서아프리카 세네갈 앞바다에서는 불법 이주하려던 남성 100여명이 체포됐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 14일 리비아 해안에서 수단 난민 75명을 태운 선박이 화재로 최소 5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생존자 24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 원인은 따로 밝혀지지 않았다.
리비아는 지중해 연안 국가로 진입하기에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특히 2011년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고 나서 리비아 내 정치적 불안이 이어지며 인신매매, 밀입국 조직 등이 활개를 쳤다. 이에 따라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가려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나 중동 이주민, 난민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바로 아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수단에서 난민들이 많이 몰려드는데, 수단은 내전이 몇십년 동안 지속하면서 수백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2023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어졌던 하르툼 전투로 6만1천명 이상이 숨졌다. 수단 역사상 가장 긴 전투이자, 수단과 아프리카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전투 중 하나다. 이 전투는 여러 무장 단체들이 수단 수도인 하르툼을 장악하기 위해 벌인 전투다.
앞서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다르푸르 학살'(2003~2005년)도 수단에서 발생했다. 21세기 최초의 제노사이드로 불릴 만큼 악명 높았던 아프리카의 인종청소로, 당시 30만명이 죽고 250만명이 난민이 되었다. 하지만 다르푸르 내전은 계속됐고, 2019년 이를 발생시켰던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이 쿠데타로 축출된 이후에도 사상자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는 올해 2월 기준 44개 국적의 86만7055명의 이주민이 리비아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나라들은 대부분 북아프리카를 통해 유럽으로 진입하지만, 서아프리카 대서양 경로로도 불법 이주를 시도하고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 국가 간 협력으로 경비가 강화되면서 도착하는 수가 감소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서아프리카 세네갈 정부는 수도 다카르 해안에서 세네갈 전통 나무 낚싯배인 피로그(긴 나무 어선)에 탑승한 112명의 남성 이주민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서양 경로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려던 중이었다.
보통 서아프리카에서는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로 밀항해 다시 유럽 본토로 가기 위한 시도를 한다. 세네갈 다카르 해안에서 카나리아 제도까지 대략 1000~2000km에 달하는데, 대서양 항로는 리비아를 통해 이탈리아로 들어가는 항로(약 300km)보다 거리가 멀고 조류와 기상이 험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훨씬 크다.
유럽연합 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6월까지) 동지중해와 서아프리카 경로로 이동하는 불법 입국 수가 20% 감소해 7만5900건으로 줄었다. 프론텍스는 “전반적인 숫자는 감소했지만 중부 지중해 지역에 대한 압박은 여전히 높고 새로운 이주 통로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기간 리비아에서 출발해 이탈리아에 불법 입국한 이주민은 약 2만800명에 달했다. 지난해 대비 80% 급증했다. 스페인으로 들어가는 서부 지중해 노선을 이용한 이주민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9% 증가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만 해도 이 노선을 통해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늘었다. 스페인과 마주 보고 있는 북아프리카 국가 알제리를 통해서도 사람들이 유럽으로 흘러들기 시작해, 그 수가 지난해부터 약 80%나 늘어났다고 프론텍스는 밝혔다.
반면, 서아프리카 노선에서는 상당한 감소세를 보였다. 도착 건수가 40% 이상 감소해 올해 상반기 기준 1만1300건이 적발됐고, 지난 6월 한 달 300건만 보고됐다. 국제이주기구 추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지중해에서 760명이 목숨을 잃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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