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뭐 하세요”…곽규택의 ‘탈룰라’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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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16일 또 아수라장이 됐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남편이 법원장(김재호 춘천지방법원장)인데 아내가 법사위 간사를 해서 되느냐. 남편까지 욕 먹이고 있다"고 하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박 의원님 사모님은 뭐 하세요"라고 소리치면서다.
더구나, 법사위 피감기관인 법원장을 남편으로 둔 나 의원이 간사를 맡는 게 이해충돌일 수 있다는 박 의원의 지적은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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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16일 또 아수라장이 됐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남편이 법원장(김재호 춘천지방법원장)인데 아내가 법사위 간사를 해서 되느냐. 남편까지 욕 먹이고 있다”고 하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박 의원님 사모님은 뭐 하세요”라고 소리치면서다. 박 의원의 부인은 2018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박 의원이 “돌아가셨습니다”라고 하자, 곽 의원은 “그렇죠.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되는 거예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인간 좀 돼라!”라며 강력 항의했다. 나중에 정회가 선포되자 곽 의원은 박 의원에게 다가가 “죄송합니다. 몰랐습니다”라며 악수를 청했고, 박 의원도 응했다.
이를 두고 인터넷에 ‘곽규택 탈룰라’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탈룰라’는 영화 ‘쿨러닝’에서 유래된 인터넷 조어로, 의도치 않게 가족을 비하·모욕한 뒤 급히 태세를 전환해 수습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봅슬레이 썰매 이름으로 “탈룰라 어때?”라는 제안에 저속한 농담으로 부정적으로 반응한 동료들이, “우리 엄마 이름”이라는 말에 재빨리 “아주 예쁜 이름”이라며 태도를 바꾸는 장면에서 나왔다. 예능이나 일상에서 종종 마주하는 상황들이다.
탈룰라의 핵심은 실수를 인지하는 순간 즉시 수습하려는 노력에 있다. 지켜야 할 예의를 알고, 잘못을 신속하게 교정하고 상황 악화를 피하려는 인간미가 바탕인 것이다. 그런데 곽 의원은 법사위 회의에서 “왜 사과하냐”며 맞섰다. 그러곤 국회 속기록에 남지 않는 정회 시간에 박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더구나, 법사위 피감기관인 법원장을 남편으로 둔 나 의원이 간사를 맡는 게 이해충돌일 수 있다는 박 의원의 지적은 타당하다. “남편 얘기가 왜 나오냐”고 따질 일이 아니다. 개인사를 모르고 실수할 수 있지만, 깨달은 즉시 마이크 잡고 정중히 사과했어야 한다.
곽 의원의 탈룰라는 “내란 좀비” “일당 독재” 등 날카로운 말화살이 날아다니는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서 나왔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연설 도중 ‘노상원 수첩’ 대목에서 “제발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걸”이라고 외쳤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일주일 넘게 침묵하다가 모호하게 “유감”을 표했다. 좋은 의미의 탈룰라가 아쉬운 시절이다. 싸우더라도 선은 지키고, 잘못은 즉시 인정하고 사과하는 기본 예의를 갖춘 정치 말이다.
황준범 논설위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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