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공모전’ 입상 현직 경찰서장…“2시간 애니 만드는 게 목표”

주성미 기자 2025. 9. 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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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콘텐츠코리아랩 스토리·웹툰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시나리오 '그들만의 위대한 전투:도산성'의 무대는 울산 중구 학성공원에 있는 울산왜성이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콘텐츠코리아랩은 해마다 스토리·웹툰 공모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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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영 울산 중부서장
지난 16일 울산 중부경찰서 서장실에서 만난 우문영 총경. 주성미 기자

최근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콘텐츠코리아랩 스토리·웹툰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시나리오 ‘그들만의 위대한 전투:도산성’의 무대는 울산 중구 학성공원에 있는 울산왜성이다. 1597~1598년 정유재란 당시 이곳에서 ‘도산성 전투’가 벌어졌다. 시나리오 주인공 ‘김이수’의 실재 인물은 도산성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선거이 장군이다. 선거이 장군은 ‘바다에는 이순신, 육지에는 선거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름을 떨쳤다.

울산왜성 공사 현장에서 발굴된 유해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울산왜성을 무대로 펼쳐진 치열한 공성전투뿐만 아니라 극한의 추위와 굶주림, 약탈 등으로 고통받는 민중의 비극을 풀어낸다. 시나리오는 다시 현재로 돌아와 마라톤대회에서 한국인이 넘어진 일본인에게 손을 건네는 장면으로 끝난다.

우문영 총경이 지난 1년 동안 모은 울산 역사 관련 책. 우 총경은 이들 책을 참고해 ‘그들만의 위대한 전투:도산성’ 시나리오를 썼다. 주성미 기자

이 시나리오를 쓴 작가는 울산 중부경찰서장인 우문영(57) 총경이다.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경찰대 7기로 경찰에 입문한 우 총경은 지난해 8월 울산중부서장으로 발령받으면서 울산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울산에 아무런 연고가 없던 그가 지난 1년 동안 울산의 역사와 이야기를 익혀 시나리오로 풀어낸 것이다. 지난 16일 울산중부서에서 만난 우 총경은 “학창시절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사학과 진학을 고민할 정도였다”고 했다.

우문영 총경이 2004년 창원중부경찰서에 근무할 때 공부했던 지도. 주성미 기자

단순히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던 경찰은 20여년 전부터 지도에 꽂혔다. 2002년 진주경찰서 형사계장을 할 때다. 범인을 뒤쫓으려 도시 지도를 펼쳐놓고 메모를 붙이고 그림을 그렸다.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지금처럼 촘촘하지 않았을 때다. 자연스럽게 도시의 형태가 보였단다. 우 총경의 관심은 과거로 거슬러 ‘고지도’로 옮겨갔다. 고지도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도시의 성장을 이해하고 역사 공부를 자처했다.

울산 중부경찰서 2층 복도에 걸려 있는 1871년 영남읍지 울산지도. 주성미 기자

우 총경의 취향은 경찰서 내부 곳곳에서 드러난다. 유명 화가의 작품이나 화려한 장식품이 있을 법한 복도에는 확대 인쇄된 1871년 영남읍지 울산지도가 걸려있다. 서장실 책상 위에는 무장읍성 등 여러 고지도가 있고, 울산 향토 연구자료 책이 책장을 가득 채운다.

우문영 총경은 “처음 울산중부서 발령을 받았을 때만 해도 막막했는데, 지금은 애정이 많이 커졌다”며 “병영성을 걸어 출퇴근하면서 취향 저격의 도시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울산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많은 역사 콘텐츠가 있는데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쉬웠다. 특히 도산성 전투는 당대 동아시아 최대 공성전투인데,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번에 쓴 글을 잘 다듬어 2시간 분량의 애니메이션까지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콘텐츠코리아랩은 해마다 스토리·웹툰 공모전을 연다. 스토리 분야와 웹툰 분야로 나눠 5작품씩 선정해 사업성 강화, 제작·투자사 연계 기회 제공 등 후속지원 사업도 한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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