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철근 빼먹은 업체가 LH 사업 186건, 4조7000억원 수주
아파트 공사 때 철근을 빼먹은 혐의 등으로 제재를 받은 업체들이 지난 2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련 사업을 186건이나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당 업자(계약을 이행할 때 부실·부정한 행위를 한 자)로 입찰이 제한됐어야 하지만 이 업체들은 제재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걸어 제재의 효력이 정지된 틈을 타 사업을 수주했다. 철근 누락으로 인한 아파트 붕괴 사고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국회의원이 LH로부터 받은 ‘철근 누락 관련 업체의 LH 계약 현황’에 따르면 2023년 8월 철근 누락 문제로 입찰 제한 제재를 받은 66개 업체 중 27개 업체가 지난 2년간 수주한 LH 관련 사업은 186건이었다. 계약 금액 기준으로는 4조7307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3년 4월,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공공 분양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붕괴의 이유가 철근 누락이라는 점이 밝혀지자 국토교통부와 LH는 대대적인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인천 검단 외에도 24개 지구에서 철근 누락 문제가 발견됐고, 직접 공사를 한 시공사와 이를 감시해야하는 감리업체, 설계사 등 66곳에 대해 3~12개월의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이 중 56개 업체가 제재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이 정지됐다는 점이다. 소송으로 시간을 번 업체들은 186건의 사업을 수주했고, 이 중 74건은 경쟁 입찰 없이 수의계약이나 심사위원이 설계자를 선정하는 설계 공모 계약이었다. 철근 누락 문제를 일으킨 업체를 임의로 선정해 계약한 경우도 있었다는 뜻이다. 철근 누락 문제로 실제 제재를 받은 업체는 9곳에 불과했고, 1곳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준호 의원은 “제재에 대해 불복 소송 중이더라도 LH가 계약 상대방을 골라 계약하는 수의계약에서는 배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문제 업체들이 소송을 통해 제재에서 빠져나가는 사이 사고 위험은 시민들의 책임이 됐다”고 말했다. LH는 “법에 의거한 대로 계약한 것”이라며 “중대 사고와 관련한 행정 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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