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 고소한 의사 "내 아기 뇌성마비, 의료사고"…의료계 발칵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전공의가 분만 중 과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의료계가 들끓고 있다.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책임을 묻는다면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그러나, 의료사고를 주장하는 산모가 같은 병원 의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의사마저 고소를 선택하는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산모이자 당시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전임의·펠로)였던 A씨가 병원과 이 병원 산부인과 교수, 3년 차 전공의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6억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8년 4월부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태아 검사를 받으며 분만을 준비했다. 산전 초음파 검사 등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이어 같은 해 12월, A씨는 3.1㎏의 아이를 출산했는데 초기 울음이 없고 전신 청색증이 보였다. 태변 흡입과 탯줄 압박 등으로 인한 출산 질식이 의심됐다.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진 후 인공호흡기, 저체온 요법 치료 등을 시행했지만 끝내 이듬해 아이는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분만 과정에서 산부인과 교수와 전공의의 과실로 아이가 뇌성마비를 앓게 됐다며 '의료사고'라고 주장했다. 심장이 작게 뛰면 뇌에 산소가 덜 가고 충격을 받는데, 분만 전 심박동수에 이상 징후가 보였는데도 응급 제왕절개 등의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불가항력 의료사고라고 맞섰다.
반면 환연은 "오죽하면 의사가 의사를 고소했겠느냐"며 "피해자 관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전공의를 갓 마친 전임의는 전공의의 의료과실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용서해줄 가능성이 클 텐데, 그럼에도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형사고소까지 했다"며 "의료사고 피해자가 겪는 울분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 말했다.

안기종 환연 대표는 "병원 측이 의료과실이 없다고 주장할 때 의료사고 피해자가 선택할 방법은 고소와 소송뿐"이라며 "위법하거나 부당한 일이 아닌데도 의료사고를 낸 산부인과 교수와 전공의는 억울한 피해자가 되고, 뇌성마비가 된 신생아의 부모는 동료를 형사고소하고 수억 원의 경제적 피해를 준 가해자라는 인식을 (의사단체가) 심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의협은 복귀 전공의·의대생의 신상을 무차별 유포한 '의료계 블랙리스트'로 동료 의사가 피해를 봤을 때는 법원의 판결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의사에 대한 제재 등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었다.
민사소송이 뇌성마비 진단이 나온 뒤 2년가량 지나 접수됐다는 점에서 합의 등 상호 이해의 노력이 따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과실을 인정하고 소송이 아니라 합의로 갈 수는 없었나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씨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법원을 향한 것으로 알려진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날 본지에 "분만 과정에 의료과실은 없으며 불가항력적 사고"였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안상호 대표는 "필수의료는 보통 대학병원이 담당하고, 관련된 민사소송 시 배상은 대부분 병원이 지지 의사 개인은 부담이 적다. 반면 형사 고소는 환자 피해자 개인이 분통함 등을 이유로 개인 대 개인으로 제기하는 것"이라며 "의사단체는 사과도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은 채 형사처벌을 면제해달라고 주장하는데 이보다 환자 피해복구를 위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기종 대표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이나 간병비 지원에 조(兆) 단위 예산을 쓸 것이 아니라 고위험 필수 의료에 재정 투입을 늘려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책임보험료나 손해배상금을 공적 차원에서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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