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가 쏘아올린 美 이념 전쟁...죽음 조롱한 직원들 해고 줄이어

김송이 기자 2025. 9. 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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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 죽음 이후 민주당 등 돌린 지지자 속출
WP “커크 피살 반응 조롱해 직원 해고한 회사 30곳 이상”
커크 비판자 명단 공개 웹사이트도 등장

미국 보수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가 피살된 이후, 미국 사회에서는 좌우 이념 논쟁이 극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커크의 죽음 이후 민주당 탈당 러시가 가속화된 가운데, 커크의 죽음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직원들을 해고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내 애디슨 맥도웰 하원의원 사무실 밖에 찰리 커크의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 / 로이터=연합

커크의 죽음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곳은 정치권이다. 뉴욕포스트는 “공화당은 중도 성향의 민주당원들과 무소속들이 빠른 속도로 당적을 바꾸는 바람에 (반사 이익을 얻는) ‘찰리 커크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최근 민주당을 떠난 이들은 커크의 죽음을 두고 많은 좌파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며 혐오감을 느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커크는 좌편향된 젊은이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미국 대학 캠퍼스 전역을 돌아다니며 토론을 벌였다. 기독교 사상에 입각해 낙태와 동성애, 성전환 수술 반대 등을 주장한 커크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공화당 지지자로 돌아섰고, 청년 유권자들의 표를 대거 공화당으로 끌어온 커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생전에 폭력과는 거리가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커크의 죽음에 춤추고 환호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응에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평생 지지했던 민주당을 떠난다”는 고백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로 커크 피살 직후 플로리다주 공화당 가입률은 세 배로 증가했으며, 커크가 설립한 우파 단체 ‘터닝포인트 USA’에도 지부 개설 요청이 3만7천 건 이상 몰렸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러한 분위가가 과열돼 민주당 및 좌파 지지자들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찰리 커크 피살 사건에 대한 반응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거나 정직시키는 기업과 기관의 움직임이 최근 며칠 사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델타항공, 오피스디포, 나스닥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30곳이 넘는 기업과 기관들이 커크 피살과 관련된 발언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클렘슨대는 최근 성명을 통해 “부적절한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관련해 직원 1명을 해고하고, 교수 2명을 조사 기간 동안 직위 해제했다고 밝혔다. 해고된 직원은 커크 살해 피의자인 타일러 로빈슨을 미국에서 악명 높은 유나이티드헬스케어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을 살해한 루이지 만지오네에 빗대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주에서는 100명이 넘는 교사들이 커크 피살과 관련한 소셜미디어(SNS) 활동으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공화당 소속인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들의 교사 자격증이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교육청은 SNS에 “비난받을 만하고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리거나 공유한 직원들을 조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커크의 오랜 친구이자 보수 성향 활동가인 로비 스타벅은 기업들이 커크 관련 발언을 이유로 직원들을 해고하는 것과 관련해 “정상적인 사회에서라면 이런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좌파는 그동안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해고하려 했다”며 “우리는 대낮에 벌어진 암살을 조롱하거나 축하한 행위에 대해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는 커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지목된 사람들을 검색할 수 있는 ‘찰리 커크 데이터 재단’이라는 웹사이트가 등장했다. 이 웹사이트는 커크가 살해된 지 몇 시간 만에 “찰리 살인자들을 폭로하라”라며 개설됐다. 초기 수천 명 규모에 불과했던 커크 비판자 명단은 지난 14일 6만3000명까지 늘어났으나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해당 명단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트럼프 행정부까지 이런 분위기를 기회로 삼아 좌파 척결을 선언함으로써 해고 움직임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커크의 절친한 친구였던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4일 생전 커크가 진행하던 팟캐스트를 대신 진행하며 “커크의 살해를 축하하는 사람을 보면 공개적으로 지적하라. 그리고 그들의 고용주에게도 알리라”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커크를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게시글을 SNS에 올린 한 해병대원이 해고됐다는 기사를 X에 공유하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모든 사례를 추적 중이고 곧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비영리·비당파 단체인 ‘개인 권리 및 표현 재단’의 전략기획 담당 부사장 애덤 골드스타인은 “비극이 일어나면 일부 사람들이 희생자를 조롱하거나 그들에게 충분히 동정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받는 패턴이 매번 반복된다”며, 커크 사망과 관련해 SNS에 올라온 발언들은 어조와 내용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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