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뒷북 소리 들었지만… 삼성전자 목표가 줄줄이 상향
삼성전자가 최근 1년 중 최고가를 새로 쓴 가운데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여 잡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2026년까지 좋을 것이란 전망이 주된 이유다. 다만 과거에도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뒤 하락 전환한 사례가 적지 않아 투자자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17일 S&P글로벌에 따르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제시한 전 세계 기관 34곳의 이날 기준 평균 목표주가는 8만3720원이다. 2개월 전 평균 7만3180원보다 14.4% 올라갔다. 지난 7월부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증권사가 늘어난 영향이다.

‘9만전자’를 제시하는 증권사도 많다. 하나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4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미래에셋증권 9만6000원 ▲한국투자증권 9만5000원 ▲NH투자증권 9만4000원 ▲KB증권 9만원 등 최근 일주일 새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원 이상으로 제시한 증권사가 늘었다.
외국계 증권사도 삼성전자 주가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HSBC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전날 10만5000원까지 상향 조정했고, 맥쿼리(Macquarie)와 CLSA도 각각 9만5000원, 9만원으로 올렸다.
삼성전자 밸류에이션(Valuation·기업 평가 가치)을 높게 평가한 근거는 대체로 비슷하다. 인공지능(AI) 열풍에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메모리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일반 D램과 낸드 플래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급이 빠듯해지는 만큼 가격이 올라가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밀려 고전했던 HBM 시장에서도 차세대 제품인 HBM4부터 반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기준 1.2배로 역사적 평균 1.4배를 밑돌고,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고려하면 PBR 상단과 평균의 중간값이 1.7배도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8월 이후 15% 넘게 올랐지만, 현재 주가 기준 PBR과 실적 턴어라운드(반등)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삼성전자를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점도 주가에 힘을 보탤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전날 기준 51.02%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지난해 7월 주가가 고공 행진했을 때 지분율이 56%를 웃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5%포인트가량 여유가 있다.
문제는 증권사 목표주가가 하락 구간에선 실제 주가를 뒤쫓아가기 급급한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최근 5년 가운데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가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해 8월 14일이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월요일’을 지나면서 주가가 급락 후 반등하는 구간이었다. 그러나 증권사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는 약세가 이어지면서 3개월 만에 장중 주가가 4만9900원까지 밀렸다. 이때도 평균 목표주가는 8만6550원이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9만68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2021년 1월도 마찬가지다. 당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9만7300원이었는데, 약 4개월 뒤 10만6970원까지 상향 조정됐다. 정작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14%가량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식은 이날 오전 10시 20분 코스피시장에서 7만7800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주가가 2.02%(1600원) 내렸다. 한국시각으로 18일 새벽 나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경계 심리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반도체에 자동차보다 높은 관세율을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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