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박정민, 두 개의 '얼굴'로 얻은 것
젊은 시절의 임영규와 그의 아들 임동환 役 맡아 열연
"주도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 재밌었다"

박정민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작은 영화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 같아서 행복하다"고 말문을 열며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11일 스크린에 걸린 '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박정민·권해효 분)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박정민 분)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부산행' '반도' '계시록'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감독님의 애니메이션을 되게 좋아해요. '염력' 무대인사 때 책을 주셨는데 제가 좋아했던 연 감독님의 만화를 보는 느낌이었고 여러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감독님이 표현하는 그로테스크한 일그러진 표정과 과한 표현을 좋아하는데 그것도 여지없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어요. 원작을 알고 있었으니까 대본을 보지 않고 (출연)하겠다고 했죠."
박정민은 시각장애가 있는 전각 장인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 임동환을 모두 소화하면서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특히 그는 가발과 백탁 특수 렌즈를 착용하고 여러 영상을 보면서 지팡이를 쓰는 방식 등 시각장애인의 기본적인 움직임과 속도를 연구한 데 이어 촉박한 프로덕션 기간에도 직접 도장 제작 기술을 배우며 젊은 임영규가 됐다.
이와 함께 인물의 뒤틀린 내면과 수치스러운 감정을 잘 표현하는 데 몰두했다고. 박정민은 "그 시대에는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더 좋지 않았을 거고 차별도 심했을 것"이라며 "임영규가 살아남기 위해서 모멸감을 느끼면서도 더 웃으면서 자기 안에 들끓는 욕망이 충돌하는 지점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다. 웃음을 많이 이용해 인물을 더 약해 보이게 하려고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과거 장면을 찍고 나서 '어? 이 표정은 되게 만화적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평소에 잘 짓지 않는 표정이라던가 저조차도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의도치 않은 얼굴이 나온 건 제가 신나서 연기했다는 것의 증명이죠. 그러다 보니 모니터링할 때 재밌었어요. 빠르게 캐릭터를 잡을 수 있었고 배우로서 주도적으로 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었어요."

"캐스팅되고 출연료를 주실 거라고 했는데 회식에 쓰시라고 했어요. 물론 큰돈이지만 이를 생각하고 촬영한 게 아니라서 러닝개런티도 정확하게 어느 정도 받는지 몰라요(웃음). 제가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연상호 감독님이 진짜 잘할 것 같았어요. 이를 함께 만들면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았고 재밌을 것 같았어요. 또 연기적으로 자유롭게 열어주시니까 매력적인 게 많죠."
일반적인 경우 하루 동안 1~2분의 분량을 찍지만, '얼굴'은 하루에 8~9분의 분량을 찍어야 했다. 이렇게 생소한 제작 환경에서 연기를 한 소감은 어땠을까.
"현장에 나갈 때 저에게 시간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집중도가 생긴 채로 들어갔던 것 같아요. 웬만하면 2 테이크 안에 끝내야 되니까 집중력이 높아졌죠. 그동안 감독님과 캐릭터에 관해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회의하면서 촬영했어요."

약 1년의 재충전 시간을 가진 후 박정민은 오는 12월 개막하는 한국 초연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세상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영리하고 호기심 많은 파이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8년 만에 연극 무대에 다시 오르게 된 그는 "솔직히 무대가 너무 무서워서 거절하려고 했는데 유튜브로 공연 실황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해볼 만하겠다 싶었다"며 "함께 하는 박강현에게 배울 점도 있을 것 같았고 황정민 형도 하라고 하셨다. 여러모로 해보고 싶은 이유가 많아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렇게 작품을 준비한 과정부터 출판사 대표로서의 느낀 점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언급한 박정민이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영화를 신경 쓰기보다 저희가 갖고 있는 고유의 파이를 갖고 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천만 관객이 들 영화는 아니지만 비교적 많은 분께서 소문을 듣고 보셔서 해석하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배우이자 관객으로서 '얼굴'이 가진 힘을 자신하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원작을 처음 봤을 때 정영희는 응당 괴물처럼 생겼을 거라는 생각을 하다가 마지막에 나온 사진을 보고 제 자신이 혐오스러웠던 기억이 있어요. 이번에 마지막 장면을 찍으면서 어떠한 편견이나 불편한 정의를 마주할 용기가 없는 사회 때문에 한 사람이 무너져 내렸다는 게 비참하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이를 관객으로서 보면서 임동환의 눈물이 임영규의 눈물처럼 느껴져서 1인 2역을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관객들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지점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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