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추계] '교복과 함께한 마지막 기록지' 에디다니엘-양혜은이 돌아본 학창시절은?

상주/정다윤 2025. 9. 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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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양혜은, 에디다니엘
[점프볼=상주/정다윤 인터넷기자]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다.

경북 상주시에서 지난 8일 한국중고농구연맹이 주최한 ‘신한 SOL Bank 제55회 추계 전국남녀 중고농구연맹전 상주대회’가 열렸다. 대회는 오는 18일 고등부 결승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전국체전에 나서지 않는 고등학교 3학년들에게 이 대회는 그들이 써 내려가는 청춘의 마지막 페이지다.

교복을 입은 채 설 수 있는 시간은 이제 끝을 향하고 있었다. 체육관 안에 울려 퍼지는 농구공 튀는 소리가 유난히 애틋하게 들린다. 누군가는 마지막 패스를 건네고 누군가는 마지막 리바운드를 움켜쥔다. 청소년이라는 이름으로 뛸 수 있는 마지막 대회 그리고 그 끝은 곧 프로라는 낯선 세계로 이어지는 문턱이었다.

숙명여고 양혜은(삼성생명)과 용산고 에디다니엘(SK)이 그 문턱에 선 주인공이다. 웃고 울며 함께했던 전국대회, 부진과 부상을 이겨낸 지난 시간, 친구들과 나눴던 사소한 행복까지 모든 순간이 이 무대 위에 포개져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 위에서 두 선수는 어떤 마음으로 이 순간을 바라보고 있을까.

다음은 선수들의 일문일답이다.

Q. 이번 무대가 청소년 선수로서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와 닿나요?

숙명여고 양혜은
아직도 안 믿겨요. 이 팀으로 뛸 수 있는 마지막 대회라서 더 잘하고 싶어요. 정말 믿기지 않는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것 같아요. 숙명여중에서 숙명여고까지 농구했는데 학교를 떠나야 되고 숙명 유니폼을 못 입는다는 생각을 하니 실감이 안 나네요(웃음). 지금까지 학교를 위해 제대로 못 해준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죄송스러운 마음도 큰 것 같아요.

용산고 에디다니엘
지난 6년 동안 중고농구연맹 대회에 많이 다녔어요. 아쉬움도 있고 제가 열심히 해서 결과로 보답받은 대회도 있었죠. 고교 마지막 대회인 만큼 후회 없이 하려고 해요. 지금까지 해온 거에 대한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어요. 마지막인 게 실감이 나요. 다른 팀도 그렇고 우리 팀도 저 말고는 3학년이 안 뛰거든요. ‘이제 마지막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더 잘할 수 있는데 못한 거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Q. 프로 무대에 오르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텐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숙명여고 양혜은

주목을 받는 삶보다는 뒤에서 묵묵히 있던 선수였던 것 같아요.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도 아니었기에 앞에 보이진 않았던 선수였죠.(웃음) 작년에는 언니들이 다 해줬는데 올해는 내 손으로 풀어 나가야 된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주장을 하면서 팀원들을 잘 못 끌고 있다는 생각도 가끔 들었어요.

‘내가 안 뛰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가끔 했어요. 하지만 팀원들이 너무 잘 해줘서 고마웠어요. 선생님께서도 내가 못한 경기는 잊고 잘한 경기를 보라고 하셨어요. 지난 경기는 잊고 새로 시작하자고 많이 말씀해 주시고 동기들도 괜찮다고 해줘서 너무 힘이 됐어요.

용산고 에디다니엘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수술을 한번 했었는데 그때 ‘농구를 관둘까’라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옆에서 코치님과 주변 어른들이 충분히 재능 있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해 주셨어요.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농구를 할 수 있었어요.

그때 부상이 너무 절망적이었거든요. 어리기도 했고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옆에서 많이 다독여주시고 좋을 말씀을 해주셔서 충분히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재활에 임했어요.

Q. 반대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쁘고 보람찼던 순간은 무엇이었나요?

숙명여고 양혜은

지고 있는 경기를 내 손으로 역전한 순간이 제일 행복했어요. 원래 세리머니 잘 안 하거든요. 팀원들이 내가 세리머니 하는 거 보면서 ‘아 진짜 재밌게 하는구나’ 하면서 뛴 게 생각나요. 후배 (이)소희가 여러 세리머니를 연구하거든요(웃음). 종별 때 세리머니 한 3-4개씩 했어요. 경기 전부터 ‘언니 저 이거 할 거예요’라고 하거든요. 그럴 때 제일 재밌었던 것 같아요.

용산고 에디다니엘
가장 행복했던 때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나서 첫 대회에서 우승한 순간이요. 동계 훈련 동안 열심히 준비했고 3학년이 돼서 친구들과 같이 우승하고 싶었거든요. 제가 주장이기도 한데 팀원들도 많이 도와줘서 잘 이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3학년으로서 주축이 되어 처음으로 우승한 게 가장 행복했어요.

Q. 여러 전국대회를 치르며 동료들과 함께한 기억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숙명여고 양혜은

선생님들이 가끔씩 아이스크림을 사주실 때가 있거든요. 그때 희열을 느끼죠(웃음). ‘오늘 괜찮았나? 오늘 분위기 좋았나?’라는 생각을 해요. 가끔 슛을 쏘러 가서 장포 내기도 해요. 선생님이 소정의 용돈을 상금으로 주실 때가 있거든요.

용산고 에디다니엘
대회를 마치고 친구들이랑 워터파크에 놀러 갔어요. 근데 우리 학교 뿐만 아니라 경복고 선수들도 있었어요. 인사도 하고 놀이 기구도 같이 탔어요(웃음). 코트 위에서는 치열하지만 밖에서는 사이 좋은 친구들이거든요. 편하게 재밌게 놀다 왔어요. 또 대회에서 우승하면 정선규 A코치님께서 맛있는 것을 사주실 때도 있었어요.

Q. 아직은 프로 팀에 녹아들기 전이지만, 프로 선수라는 걸 체감하고 있나요?

숙명여고 양혜은

잘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해요. 아직 프로 선수가 된 게 실감이 나지 않아요.

용산고 에디다니엘

가끔 친구들이 ‘프로 선수’라고 부르거나 밖에서 사람들이 알아봐 주실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더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부족한 슈팅과 기본기를 정말 많이 연습해요. 고교 무대에서는 피지컬이 좋을지 몰라도 프로에서는 그 정도 레벨이 아니기에 피지컬적으로도 많이 준비하고 있어요.

Q. 함께 땀 흘려온 동료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숙명여고 양혜은

너무 고마운 친구들이에요. 픽앤롤을 하면 마무리해 줄 수 있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동료들을 잘 만났다고 생각해요. 수비할 때도 끊임없이 토킹하고 든든하게 골밑을 책임져주고 리바운드를 싸워주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내 역할을 할 수 있었어요. 팀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죠. 그래서 고마운 마음도 크고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많아요. 최고의 주장이 되지는 못했지만 기억에 남는 주장이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용산고 에디다니엘

지금 3학년 친구들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같이 농구해 온 친구들이에요. 7년 동안 같은 팀에서 함께 해왔는데...모두 큰 문제 없이 같이 잘 농구해 줘서 고마워요. 앞으로 좋은 기회가 오면 같은 팀에서 만나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사진_정다윤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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