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으로 예민해진 보호자 따라 고양이도?" 고양이 과감작증후군 대처법은


안녕하세요. 반려동물의 행동문제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치료하는 ‘하이 반려동물 행동 클리닉’의 원장 이우장 수의사입니다. 이번에는 환경 변화 후 과도한 그루밍과 감각이 예민해진 증상이 걱정되는 보호자님의 사연이네요. 보호자님은 이게 '고양이 과감작 증후군'(Feline Hyperesthesia Syndrome · FHS)에 해당되는지 궁금해하셨는데요. 우선 FHS가 어떤 질환인지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각과민증후군? 과감작 증후군? 대체 무슨 증상이죠?

FHS는 흔히 '지각과민증후군' 또는 '과감작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이상행동입니다.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계에서는 고양이의 신경·피부·통증·행동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허리, 등, 피부가 파르르 떨리거나 꿀렁거리는 등의 피부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이며, 그 외에도 과도한 그루밍이나 털을 씹는 듯한 행동을 특히 옆구리, 허리, 꼬리 부위에 보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갑자기 꼬리를 쫓거나 달리거나 점프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소리, 촉각, 시각 자극에 평소보다 과도하게 반응하여 만지거나 제지할 때 하악질이나 할퀴는 등의 공격성까지 표출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을 제외하고 나머지 증상들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행동을 보일 때는 보호자가 쉽게 중단시키기도 어렵고, 단순히 등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FHS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FHS는 주로 1~5세 사이의 비교적 젊은 성묘에서 시작되며, 샴고양이와 같이 아시아 계열 고양이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심행동만으로 진단하진 않아요!
다른 질병을 먼저 의심해 봅시다

보호자님께서는 고양이의 행동이 FHS가 맞는지 물어보셨지만, 유감스럽게도 딱 잘라 그렇다, 아니다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증상만 보고 FHS라고 바로 진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FHS가 의심되는 행동을 보일 경우에는 신경, 피부, 통증 등의 건강 문제가 행동의 원인은 아닌지 하나씩 감별하며, 의심되는 질병은 제외하며 진단을 내리고 그에 맞게 치료합니다.
FHS와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피부 질환은 기생충과 알레르기성 피부염, 진균 등이 원인일 수 있으며, 통증계열에서는 척추, 관절, 또는 신경통과 같은 문제를 살펴봅니다.
신경 계열에서는 발작과 감별해야 하는데요. 다만, 흥분, 갈등, 좌절, 또는 불안 및 스트레스와 같은 요인이 이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현재 사연처럼 고양이의 심리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들이 의심된다면, 환경 수정을 통해 이러한 자극 요인들을 피할 수 있게 환경 개선에도 힘을 써야 합니다.
결국 FHS는 언제부터 문제가 발생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였는지, 고양이의 나이와 가장 최근 건강검진 기록이 어땠는지 등이 모두 고려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보호자님이 보내주신 사연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사연에서 '오버 그루밍'이 언급되는 만큼, 피부과적인 검진을 우선해야겠죠. 연구 결과에 의하면 오버 그루밍을 하는 고양이들이 높은 확률로 피부질환을 동시에 겪고 있었으며, 피부질환이 오버 그루밍의 원인일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증상에 대한 치료 또한 해당 부위가 어디인지, 병변은 없는지, 해당 부위에 통증은 없는지 등 모두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다행인 것은 질병의 경우 치료를 진행하면 대부분 관리가 잘 되는 편이라는 사실입니다.
집안 환경이 바뀌었을 때,
스트레스 받을 냥이에게 해줘야 할 일
다시 사연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환경 변화를 살펴볼 건데요. 현재 출산을 통해 집에 새로운 아이가 생겼고, 이로 인해 루틴의 변화,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면, 고양이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만일 건강검진을 최근에 한 적이 없다면 우선 건강검진부터 해보시는 걸 권합니다.
집에서는 다시 고양이의 일상을 안정화시키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출산 전 고양이의 생활 패턴과 비슷하게 고양이에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가족 중에 시간 여유가 있는 분이 아침, 저녁으로 짧게라도 집중해서 5~15분씩 놀아주고, 고양이만의 조용한 공간을 마련해 여러 자극으로부터 피신할 수 있도록 하면 좋습니다.

고양이의 피신처는 처음에는 방 하나를 마련했다가, 집안 곳곳에 숨숨집을 마련하면서 확장해 주세요. 시간이 지나 아기가 크면서 돌아다닐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겠죠. 방바닥에 있는 숨숨집 외에도 위에 올라갈 수직 공간을 여러 군데 설치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더해 고양이가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도록 환경 풍부화 작업도 신경 써주세요. 먹이 퍼즐 사냥 장난감을 쉬운 단계에서 시작해 난이도를 올리고, 밖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캣타워에서의 행동을 살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만일 '과잉 자극' 행동이 나온다면,
절대 '물리적 대응'은 안 돼요!
보통 FHS는 자극 없이도 발생하며, 보호자가 멈추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제지하다가 공격을 당할 수 있어서, 고양이가 동공이 커지고 털이 서는 등의 '과잉 자극' 상태에서는 혼내거나 제지하는 등 물리적인 상호작용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과잉 자극된 상태가 최근 들어 자주 보인다면, 고양이를 만질 때도 오랫동안 만지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가 상호작용을 원할 때만 만지고 그럴 때도 고양이의 몸짓을 확인하면서 동공이 커지거나 털이 서는 등의 반응이 없는지 자세히 살피면서 만지는 것이 좋습니다.
요약하면 '고양이가 흥분하기 전에 상호작용을 일관되게 멈추는 것'이 다시 신뢰를 얻는 방법일 겁니다. 만약 특정 자극에 고양이가 놀라거나 두려워한다면, 이에 대한 둔감화를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기 울음소리가 날 때는 고양이가 간식을 먹는 시간으로 연관을 짓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먹지도 않을 정도라면 무리해서 시도하진 마시고, 단순히 자극으로부터 회피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만약 건강상 문제도 모두 배제되었고 위와 같은 방법과 노력에도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거나, 외려 악화된다면 수의사의 처방 하에 항불안제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으며, 드물지만 멈출 수 없는 반복되는 행동의 경우 강박행동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FHS는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진 질병이 아닌 만큼 사연 속 고양이의 행동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요인을 추정하고 이에 대한 대처 방법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보통의 경우 이렇게 하나하나 원인을 찾아가다 나아질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고양이와 잘 살아가는 법을 찾아내기를 바라겠습니다.
이우장 하이 반려동물 행동클리닉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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