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승 골프칼럼] (75) 한국 골프가 대중화에 실패한 이유
![라운드 중인 한국의 젊은 골퍼들. [AI 생성 이미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7/ned/20250917075540608iilk.jpg)
세계 골프의 발전 방향을 수립하고 규칙을 만드는 등 골프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은 영국의 R&A인데 그 홈페이지에 올려진 첫번째 문장이 “GOLF IS OPEN TO ALL” 이다. 골프는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인데 R&A도 골프 대중화를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추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골프 대중화 정책은 실패했고 골프산업의 향후 전망도 무척 비관적인데 그 이유와 해결책을 살펴본다.
김대중의 골프 대중화 선언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국민들의 골프에 대한 관심과 사기가 높아지자 1999년 김대중 대통령은 골프가 더 이상 호화 사치성 스포츠가 아니며 더 많은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어야 한다는 골프 대중화를 선언했다. 1998년 골프장 98개에 연간 내장객 704만명이었던 것이 현재 골프장 530개에 내장객 5000만명에 육박하는 양적인 성공을 이룩했지만 골프 대중화에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비용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골프는 아직도 부자들만 즐길 수 있는 오락이기 때문이다.
파이브스타 호텔과 골프장
골프장을 호텔과 비교해보자. 대중화가 가장 잘 된 여행의 경우 각자의 경제력에 따라서 투스타 호텔부터 파이브스타 호텔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으므로 누구나 자기의 능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골프장도 미국이나 영국처럼 투스타부터 파이브스타까지 가격 차별이 있으면 대중화가 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는 99퍼센트 파이브스타 가격의 골프장만 존재한다. 골프장을 건설할 때 골퍼들은 부자라는 전제로 호화 클럽하우스를 지었고 코스의 조경같은 건설 비용이 커지면서 고비용 골프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골프장 건설이 민간 주도로 확장되었으므로 정부가 그들의 마케팅 정책에 관여할 수는 없었지만 회원제가 아닌 대중제 골프장을 많이 허가해 주고 세금 혜택까지 주었으니까 그린피가 싸지고 대중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정부의 순진한 생각은 잘못된 판단이었다. 대중제 골프장 주인들은 세금 혜택을 받으면서도 그린피와 카트피를 끝없이 올렸고 정부는 이것을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골프 대중화는 실패했고 부자가 아니면 골프장에 갈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이 되었다.
해외의 투스타 골프장
코로나 시대에 비싼 그린피를 내면서 골프에 입문한 젊은 골퍼들은 골프장을 파이브스타 호텔 정도로 기대했다. 그러나 많은 골프장들이 클럽하우스만 파이브스타 호텔 로비같이 해 놓고 진짜 중요한 페어웨이와 그린의 품질은 투스타 호텔 만도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성비와 가심비 면에서 자신이 골프장에게 호갱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며 골프를 포기한 젊은이도 많았고,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들에 가면 한국보다 오히려 품질이 더 좋은 투 스타 골프장도 많이 있으므로 점점 더 많은 골퍼가 해외로 나가게 되었다. 골프 대중화가 해외의 골프장을 이용해야만 가능한 구조가 된 것이다.
해법은 있다
그린피를 잡기 위해서 신규 골프장의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또 다시 파이브스타 골프장만 계속 늘어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투스타 골프장을 지어 공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현실성이 없다. 골프가 국가의 생산성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골프장 공급에 국민의 세금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 결국은 골프장 내장객의 숫자가 줄면서 어려워진 골프장들이 그린피를 내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단기간에 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길게 보고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지금 부터라도 골프장의 인허가 과정에서 투스타, 쓰리스타 골프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이 절실하게 필요한데 그 방법은 틀림없이 존재한다. 정부는 언젠가 골프장들의 경영이 어려워져서 판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오면 법을 개정해서 골프장도 살리고 골퍼도 살려 확실한 골프 대중화가 되는 정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 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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