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목소리, 재즈를 입다
내달 19일부터 대구·부산 등서 공연
“내 목소리, 솔(Soul) 닮았다더라”
“‘두루마기에 입힌 재즈’. 제겐 사실 어색한 도전이죠. 하지만 30년 노래하고 나니, 엉뚱한 길도 가고 싶어지더군요. 하하!”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들을 만난 가수 장사익(76)이 주름 가득한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10월 1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무대를 시작으로 대구, 안산, 부산 등 네 도시에서 개최하는 공연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를 소개하는 자리. 그는 이 무대에서 1994년 데뷔 후 처음으로 재즈 협연 실황 음반을 녹음한다. 캐나다의 대표 빅밴드인 18인조 ‘토론토 재즈 오케스트라’와 함께 ‘찔레꽃’ ‘아버지’ ‘기차는 간다’ 등 대표 자작곡 8곡에 ‘봄비’ ‘봄날은 간다’ ‘Autumn Leaves’ 등 한국 대중이 즐겨 부르는 가요와 팝송 7곡, 총 15곡을 연주한다. 지난해 데뷔 30주년과 올해 한·캐나다 교류 문화의 해를 “함께 축하하기 위함”이라 했다.
공연명은 장사익이 무대에서 항상 두루마기를 입어 왔음을 빗댄 것. 그는 카센터, 과일상, 보험 외판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마흔다섯 때 늦깎이 데뷔했고, 본디 태평소 연주자로 출발한 정체성을 이 흰색 두루마기로 표현해 왔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라이브 버전 앨범에 삽입된 신명 나는 태평소 소리가 바로 장사익이 불어댄 것. 이번 공연 곡의 절반가량에는 해금 연주자 하고운의 소리를 더하는데, 장사익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장 한국적인 악기라서”라고 했다.
‘맞지 않는 옷’이라며 엄살을 보였지만, 사실 장사익은 정규 음반을 10장 내며 트럼펫 주자 최선배, 드러머 김대환 등 1세대 유명 재즈 연주자들과 깊은 교류를 이어왔다. 그는 “김대환 선생의 ‘네 마음속 박자를 아예 지우고 산토끼를 불러봐라’ 하는 조언에 제 호흡대로 노래하는 법을 깨쳤다”며 “예전 미국 애틀랜타 공연에선 흑인 재즈 연주자들이 내 목소리가 솔(Soul)을 닮았다더라”며 웃었다. 2005년부터 장사익의 공연 음악 감독을 맡아온 정재열 감독은 “일부러 색다른 결과를 위해 토론토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를 포함해 장사익과 한국 노래를 전혀 모르는 단원 5명에게 공연 편곡을 맡겼다”며 “찔레꽃은 특히 화성학에 정통한 피아니스트가 맡았는데, 이전보다 화려한 곡 전개를 보일 것”이라 했다.
감미로운 미성과 걸걸한 탁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그의 목소리는 그간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 소리를 들었고, 평창 동계올림픽 등 각종 국가 대표 행사에서 활약했다. 장사익은 “목 수술을 세 차례나 했고, 아직도 영향이 남았다”면서도 “너무 좋아도 오히려 절제의 맛이 없다. 조심하면서 불러야 노래가 더 잘된다”고 했다. 얼마 전 “77번째 생일도 맞았다”는 그는 “가족들이 ‘희수’라 적은 축하 문구를 보고 야구로 치면 8회전까지 온 정말 상늙은이가 됐다 싶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 멕시코 가수가 92세에 세상을 뜨기 직전 소름 끼치게 노래를 하더군요. 저도 그렇게, 늙은 목소리여서 더욱 소중하게 들리는 노래를 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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