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e.live] ‘애제자 무한 사랑’ 정경호 감독 “역사적인 첫 날, 구본철이 강원을 살렸다”

[포포투=박진우(춘천)]
정경호 감독은 ‘애제자’ 구본철을 승리의 일등공신이라 칭하며 무한한 사랑을 보여줬다.
강원FC는 16일 오후 7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리는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에서 상하이 선화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강원은 역사상 첫 번째 ACL 경기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달성했다.
창단 최초로 ACL 여정에 나서는 강원. 정경호 감독은 일찍이 ‘이원화’ 기조를 내세웠다. 강원은 현재 리그 6경기 무패(3승 3무)를 달리며 5위에 안착, 파이널 A 순위권에 진입했지만 경쟁팀과의 승점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정경호 감독은 부분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아쉬움이 짙었던 전반이었다. 강원은 가브리엘을 중심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전반 8분 프리킥 상황, 올라온 크로스를 가브리엘이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19분에는 가브리엘이 문전에서헛발질을 하며 기회가 무산됐다. 강원은 전반 추가시간 1분을 버티지 못하고 테세이라에게 감아차기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을 0-1로 마무리한 강원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저력을 보여줬다. 후반 9분 홍철의 통쾌한 왼발 중거리포가 터지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에는 후반 17분 문전에서 흐른 공을 구본철이 집중력있게 마무리하며 2-1 역전을 이룩했다. 이후 강원은 시종일관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며 몰아쳤다. 결국 경기는 강원의 2-1 승리로 끝났다. 역사적인 첫 번째 ACL 경기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달성한 강원이었다.

역사를 작성한 정경호 감독은 “창단 멤버로서 시간이 많이 흘렀다. ACL에 출전하게 되어, 감독으로 역할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 첫 경기에서 첫 승을 하게 될 줄 몰랐다.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줬고 분석도 잘했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가지고 준비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 리그와 ACL을 이원화하며 동기부여를 준 게 적중했다. 리그에서 좋은 흐름을 탄 상황, 이번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잇고 싶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소감을 밝혔다.
정경호 감독은 전반 막판 실점한 선수들을 질책했다. 그는 “전반에는 0-0을 생각했다. 후반 변화를 주며 승부를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전반 마지막에 실점했는데,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혼냈다.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고, 에너지가 분산되는 느낌이 있었다. 한 골만 따라가면 충분히 역전할 수 있기에 집중하자고 이야기했다. 후반에 교체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져서 승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체 타이밍에 대해서는 “후반 5분 이후에 교체하려 준비했다. 전반에 교체하면 상대에 대응 시간을 주는 것이기에, 미리 예측하지 못하게 5분 지나고 교체하려 했다. 마침 그 타이밍에 득점이 들어갔고, 이후에 역전골까지 들어갔다. 역사적인 첫 날 구본철 선수가 강원을 살린 것 같다”며 구본철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최병찬은 고통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 나갔다. 정경호 감독은 “발등 부위에 타격이 있어 상당히 아파한다. 엑스레이를 찍어봐야 하는데, 골절만 아니면 좋겠다.이원화 과정에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최병찬은 중요한 선수다. 골절이 아니라 타박상이었으면 좋겠다. 골절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며 현 상태를 알렸다.
첫 ACL인 만큼 부담감도, 긴장감도 컸을 터. 그럼에도 정경호 감독은 “긴장감이라기보다 창단 처음으로 경기에 나서는 만큼, 책임감을 갖자고 이야기했다. 이 책임감이 역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둔 것은 많이 다르다. 다 같이 힘을 모아 첫 승을 하자고 말했고, 부담감보다는 발전과 성장에 초점을 두자고 했는데 결과까지 가져와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 같다”며 만족했다.
시도민 구단으로서 광주가 지난해 엄청난 성과를 냈다. 정경호 감독은 “강원이 그렇게 할 수있을지 모르겠지만, 첫 승을 거둔만큼 더 도전적이고 아시아 무대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어쨌든 리그와 ACL을 병행해야 한다. 최대한 영리하게 운영해서 리그에서도 파이널A, ACL에서도 우리의 색깔과 도전 정신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향후 목표를 밝혔다.
정경호 감독은 선수들과의 약속과 원칙을 지켰다. 그는 “일정으로 봤을 때는 전 경기 서울을 이기고 사흘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홈경기이기도 해서 최고의 전력으로 꾸릴까 생각했지만, 선수들에게 약속을 했다. 뒤에 있는 선수들이 준비가 잘 되어 있고, 내가 뱉은 말이었기에 책임지고 싶었다. 내 욕심으로 팀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갑자기 계획을 바꿀 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생각해서 원칙을 지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첫 승을 했기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승리하는 게 목표다. ACL에서 한 단계씩 경기를 잘 치르며 성과를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ACL에서는 도전하는 입장이다. 신중하게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최대한 잘 넘겨서 승리를 많이 쌓고 연말을 보내는 게 목표다”라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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