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데이터센터, 미래 도시 인프라로 품어야!

정동석 前 인천시 도시계획국장 2025. 9. 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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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일상의 지형을 바꾸는 지금
핵심 인프라임에도 지역서 반대
연구개발 난항… 국가 경쟁력 발목
법제화 후 상생모델 제시해야
지역 경제 동반자로 ‘자리매김’

정동석 前 인천시 도시계획국장

최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주요 국정 비전 및 목표 중 하나로 ‘모두의 AI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이 경제·사회는 물론 산업과 일상의 지형을 바꾸는 지금, AI 데이터센터는 핵심 인프라임에도 불구하고 도시에서 갈 곳을 잃고 있다. 막대한 전력 소모와 소음, 냉각을 위한 물 부족, 전자파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지역 사회의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도시계획 체계상 명확한 분류 없이 일반 산업시설로 취급되는 탓에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 이는 국가 AI 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부족하면 국내 기업들은 AI 모델 학습, 빅데이터 분석 등 핵심적인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는 곧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우리가 기대하는 미래 혁신 서비스들은 모두 안정적인 데이터센터 위에서 구현된다. 특히 실시간 처리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입지가 곧 서비스 품질을 좌우한다.

또한, 데이터센터 건립과 운영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끄는 등 국가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경제적 파급효과가 미치는 동시에 국민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AI 데이터센터 설치는 시대적 흐름이고 대세이다. 따라서 이제는 AI 데이터센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육성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그 첫걸음은 AI 데이터센터를 도시의 기반시설인 ‘도시계획시설’로 법제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국토계획법에 AI 데이터센터의 명확한 정의와 입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 오리건주와 아일랜드 더블린은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에서 전력·수자원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자, 입지 허용 기준을 강화하고 친환경 냉각 시스템 설치를 의무화했다.

우리 역시 전력 공급 안정성, 초고속 광통신망 접근성, 재난 안전성 등 기술적 요건을 꼼꼼히 따져 입지를 선정하는 합리적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이는 지역 사회와의 갈등을 줄이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인 수요 예측과 공간 계획도 필수적이다. ‘2025 데이터센터 서밋 코리아’ 발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8년까지 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이는 2024년 대비 연평균 13.13%에 이르는 고성장을 의미한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해 도시 성장과 연계된 데이터센터 입지 계획을 수립하고,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산업 집적지와 연계된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 기술·인력·인프라가 선순환하는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지역 사회와의 상생은 필수다. 최근 서울 외곽과 인천·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와 소음 문제를 이유로 주민 반대가 격화된 사례가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정부와 민간 기업이 협력해 규제를 개선하는 동시에, 기업은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한 기금 조성, 지역 인프라 확충, 고용 창출, 에너지 상생 모델 등 공공 기여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코트라 해외시장 뉴스에 따르면 독일 노이-이젠부르크(Neu-Isenburg)에서는 데이터센터에서 공랭식 시스템을 구동해 수자원 소모를 줄이고, 배출되는 폐열로 시민들에게 지역난방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독일 데이터센터의 88%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이 중 28%가 폐열을 재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실질적 상생 모델을 제시한다면, 데이터센터는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AI 데이터센터를 도시계획시설로 관리하는 것은 단순히 건물 하나를 짓는 문제를 넘어, 우리 도시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설계하는 일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 인프라를 ‘기피시설’이라는 낡은 프레임에 가두지 말고, 도시의 미래를 견인할 핵심 전략자산으로 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정동석 前 인천시 도시계획국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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