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vs 1천200명’…‘고독사 위험자’ 고무줄 판단

임소연 기자 2025. 9. 16. 19:2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주, 전남 대비 25배 발굴 ‘편차 극심’
3년간 사망자 전남이 더 많아 ‘역전’
"지자체 적극도 따라 발굴 규모 달라"
道 "정부 권고안 기초 실태조사 재실시"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국회의원

홀로 삶을 마치는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광주와 전남의 고독사 위험자 발굴 수치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전남도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전국 단위 고독사 위험자 발굴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에서 파악된 고독사 위험자는 17만938명이었다. 이 가운데 광주는 3만159명으로 전체의 17.6%를 차지해 전국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전남은 1천203명으로 0.7%에 머물렀다. 단순 발굴 규모만 비교하면 광주가 전남보다 25배 이상 많다.

하지만 실제 사망 통계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고독사 사망자는 전남이 458명으로 3.3%, 광주는 440명으로 3.2%였다. 위험군으로 분류된 뒤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자 수치의 격차와 사망자 수 역전은 전남이 발굴 단계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는다.

지자체별 발굴과 관리 체계의 적극성 차이가 그대로 위험자 숫자에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슷한 여건 속에서도 광주시는 위험군을 폭넓게 찾아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전남과 뚜렷한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고독사 위험자를 가르는 전국 공통 기준이나 정부 차원의 통일 지침은 아직 정교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전남은 전국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이고, 지역소멸 위기와 맞물려 홀로 사는 노인 비중도 광주보다 높은 편이다.

서 의원은 "지자체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에 따라 발굴 규모가 달라지고 있다"며 "지자체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위험자를 찾아내고, 정부는 전산화를 신속히 마무리해 복지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실 관계자도 "복지부에서 통일성 있는 지침을 내린 게 아니라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하다 보니 수치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면서 "광주시의 경우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쳐 나온 수치다. 경기도의 경우 인구수도 많고 고독사도 많은데, 6.4% 밖에 안되는 걸 비교했을 때 광주시는 전국적 모범 케이스"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단순 수치 비교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국 지자체마다 고독사 위험군을 가르는 기준이 다르고, 보건복지부 기준도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각 지자체가 설정한 문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은 마을회관, 경로당 등을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가 활성화돼 있다 보니 다른 지역보다 고독사 위험군이 적을 수 있다"며 "당초 전남 각 시·군별로도 제각각이었던 고독사 위험군 판단기준을 올해 6월 복지부 권고안으로 통일했고, 이를 기초로 실태조사를 재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2년 8월 39개 시군구에서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을 시작한 뒤, 지난해 7월 이를 전국 229개 시군구로 넓혔다. 올해는 '고독사 위기대응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전산화를 통해 연령·성별 통계 분석과 사례관리 이력 추적이 가능해진다.

고독사 사망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3천279명, 2021년 3천378명, 2022년 3천559명, 2023년 3천661명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임소연·박정석 기자 l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