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또 '추나 대전' 충돌… 나경원 간사 선임 부결에 野 "의회 독재 멈춰라"

김현종 2025. 9. 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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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표결 운운 말라" 항의에도
추미애 표결 강행… 반대 10표 부결
국힘 "일당 독재… 자괴감 든다" 반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나 의원 간사 선임 안건을 무기명 투표에 부치자 이에 반발해 퇴장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선임이 16일 또 불발됐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그간 안건 상정 자체를 막아 오다 이날은 안건을 테이블에 올리긴 했지만, 통상 호선으로 이뤄지는 간사 선임을 이례적으로 표결에 부쳐 부결시키는 '꼼수'를 부렸다.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벌써 3라운드째 반복된 이른바 '추나 대전'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는 시작부터 고성으로 얼룩졌다. 추 위원장이 나 의원 간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자마자 여권에서 "법사위와 국민이 조롱당할 것(박균택 민주당 의원)" 등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졌다. 여당은 표결 카드를 꺼내들었다. 나 의원이 2019년 기소된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전날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는 등 결격 사유가 많아 야당 간사를 맡길 수 없으니, 안건을 위원 표결에 부쳐달라는 취지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받은 이재명 대통령은 어떻게 국정을 수행하는가(주진우 의원)"라며 격하게 반발했다.

나 의원은 추 위원장에게 "간사 선임은 우리 당 지정을 인정해주는 것이 관행이다. 표결 운운하지 말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법사위 간사가 되려고 소망하는 분이 정치선동하는 자리로 삼으면 안 된다"며 무기명 표결을 단행했다. 지난 2일과 4일 각각 5선, 6선 중진인 나 의원과 추 위원장이 법사위에서 공개 충돌한 데 이어 또 한번 격한 설전을 벌인 것이다.

여야 대치 과정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2018년 부인과 사별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향해 "사모님은 뭐하시냐"고 물었다가 장내가 아수라장이 되는 일도 벌어졌다. 박 의원이 나 의원 남편의 법원장 재직 사실을 간사 선임 반대 이유로 삼은 데 반격하려는 의도였지만, 박 의원이 "돌아가셨다"고 답한 뒤에도 곽 의원이 사과하지 않자 여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후 회의가 정회한 뒤 곽 의원은 박 의원에게 다가가 "의원님 죄송합니다. 제가 몰랐습니다"라며 사과했고, 박 의원도 악수를 받아줬다. 민주당은 이날 곽 의원을 향해 "먼저 사람이 되시라"고 쏘아 붙이며 국회 윤리위 제소를 포함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결국 안건은 총투표수 10표 중 반대 10표로 부결됐다. 전체 위원 18명 중 범여권 위원 수가 11명(민주당 9명 조국혁신당 1명 무소속 1명)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늬만 다수결'인 표결이었던 셈이다. 국민의힘은 "일당 독재"라고 격분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간사 선임을 표결에 부친 건 전례 없는 국회 관행 파괴라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반면 추 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나 의원은 내란 공범을 옹호하고 계엄 해제를 방해한 혐의로 내란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며 "아무리 관례라 한들 이러한 의원을 간사로 선임하는 것은 국민 믿음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맞받았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6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간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 무기명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나 의원의 간사 선임 부결은 예견된 결과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나 의원에 대한 검찰 구형을 언급하고 "법사위는 스스로 나가라"며 사실상 '간사 선임 반대' 지침을 내렸다. 앞서 여야 원내 지도부가 지난 10일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 개정안 완화 △나 의원 간사 선임 협조 등에 합의했지만 사실상 전부 백지화된 셈이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11일 여야 합의를 깨고 '더 센 특검법'을 본회의 처리한 바 있다.

'추나 대전'은 당분간 출구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정기국회 내(12월 초까지) 다시 상정 못 한다. 법사위에서 나가길 강권한다(김용민 의원)"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나 의원은 부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독재에 자괴감이 든다. 일사부재의 운운은 국회법상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간사 선임을 마무리 지으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나 의원 법사위 간사 지정을 유지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박지연 인턴 기자 partyuy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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