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이사철' 공식 깨졌다… 요즘은 다달이 전세전쟁 [부동산 아토즈]
학령인구 줄어 학군이사 감소
1인가구 급증 등 원인 '복합적'
방학 활용한 '이사 특수' 약화
매달 평균 전세가 변동률 비슷
'전월세 안정'상시문제로 다뤄야

부동산 시장 '불문율' 가운데 하나가 전통 이사철로 봄과 가을을 꼽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같은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전세가 변동률을 보면 이사 수요가 특정 시기에 몰리지 않고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된 이유로 잦은 부동산 정책을 꼽고 있다. 전월세 시장 안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16일 파이낸셜뉴스가 KB부동산 통계를 활용해 지난 1987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38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 평균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최근 10년새 적잖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1987년부터 2014년까지 28년간 평균 전세가 변동률을 보면 봄 이사철과 가을 이사철 전후로 가격 오름폭이 컸다. 이 기간 전세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때는 2월로 평균 2.36%를 기록했다. 1월 1.13%, 3월 1.60% 등 봄 이사철 전후로 전세가 상승폭이 높게 나타났다.
가을 이사철도 예외는 아니다. 9월 전세가 상승률이 1.81%를 기록했다. 2월(2.36%)이 가장 많이 올랐고 그 뒤를 이어 9월(1.81%)이 차지했다. 반면 5월(-0.36%), 6월(-0.44%), 11월(-0.30%), 12월(-0.61%) 등 비수기에는 전세가격이 떨어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8년간 통계를 보면 봄·가을 등 이사철 성수기와 비 성수기 간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10년(2015년~2024년) 전세가 평균 변동률을 보면 이같은 이사철 특수 패턴이 크게 약화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1월 -0.04%, 2월 -0.01%, 3월 0.09% 등으로 겨울방학을 활용한 봄 이사 특수가 사라진 것이다.
가을 이사철인 9월(0.61%)에 비교적 오름폭이 컸지만 4월(0.13%), 6월(0.38%), 11월(0.42%), 12월(0.10%) 등 비수기 때에도 전세가격이 고르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박 위원은 "전세 거래량을 분석해도 불문율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10년간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거래량을 보면 12월이 평균 1만1441건으로 3월(1만191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9월 평균 거래랭(9502건)은 연중 가장 적었고, 4월(9881건)이 그 뒤를 이었다. 비수기인 6·7·11월 거래량은 평균치(1만634건)에 육박하거나 넘어섰다. 가격 뿐만 아니라 거래량에서도 계절성이 흐려지고 불규칙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이사철 공식이 무너지는 이유로 결혼시기 변화, 1인가구 증가, 학령인구 감소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1인가구의 경우 계절에 상관없이 이사하는 경향이 강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방학을 활용한 학군 이사 수요가 예전보다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잦은 정책 변화를 핵심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 10년간 부동산 대책이 수없이 쏟아지면서 전세시장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한 업계 고위 임원은 "이제 전월세 시장 안정은 특정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상시 신경을 써야 될 사안이 됐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 대책을 보면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을 찾아볼 수 없어 우려스럽다"라고 지적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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