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꼬박꼬박 돈 갚은 사람만 봉 …"상환의지 따져 선별 사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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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기록이 삭제된 신용사면 수혜자 상당수가 다시 대출을 연체하는 빚 굴레에 빠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사면 조치로 연체 기록이 삭제된 286만7964명 가운데 올해 7월까지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인원은 39만6612명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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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받은 뒤 1년간 38조 대출
그중 43%가 1금융권에 몰려
부담 커진 금융권, 금리 상향
결국 성실 상환자 이자 더 내
정권마다 대규모 신용사면
"포퓰리즘 대신 속도조절을"
◆ 신용사면 ◆

연체 기록이 삭제된 신용사면 수혜자 상당수가 다시 대출을 연체하는 빚 굴레에 빠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올 하반기에 역대급 신용사면을 예고하고 있어 악순환에 대한 염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이 또다시 연체할 경우 성실상환자들의 금리 부담이 가중되는 부작용마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신용 질서 교란·도덕적 해이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사면 조치로 연체 기록이 삭제된 286만7964명 가운데 올해 7월까지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인원은 39만6612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1금융권에서 빌린 금액은 총 16조641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신용사면 대상자들이 사면 후 1년간 빌린 금액(38조3249억원) 중 43%를 1금융권에서 받은 셈이다. 저축은행·카드·보험 등 2금융권을 찾아가 대출에 나선 사람은 79만8006명에 달했다. 이들이 빌린 자금은 17조717억원(44%)이었다. 대부업 등 3금융권 창구에도 17만6649명이 방문해 4조6120억원(12%)을 대출했다.
신용사면 전에는 신용평가사 등에 최근 5년간의 연체 기록이 남아 있어 1·2금융권을 통한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사면으로 해당 기록이 사라지자 1·2금융권에서 대출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신용사면을 받은 사람들이 1년간 빌린 자금의 88%가 1·2금융권에서 나왔다. 대출뿐 아니라 신용카드 발급도 재개되면서 신용사면을 받은 사람들이 최근 1년간 신용카드를 신규로 발급받은 건수도 62만835건에 달했다. 문제는 이들 중 33%가 다시 빚의 늪에 빠지면서 연체가 늘어나자 1·2금융권에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상향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선 신용사면자와 성실상환자를 구분할 수 없다 보니 일괄적인 가산금리 상승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도 대출금 28조5160억원이 미상환 상태로 남아 있어 가산금리 반영은 현재 진행형이다.
취약계층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신용사면이지만, 최근 들어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데에는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사면 규모가 날로 커지는 것도 한몫했다. 김대중 정부는 1999년 IMF 외환위기 피해자들을 구제한다는 명목으로 106만명에게 첫 신용사면을 단행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2008년 49만명, 박근혜 정부가 2013년 58만명의 신용회복을 지원했다. 사면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늘어나 문재인 정부 때 228만명, 윤석열 정부 때 286만명의 연체 기록을 삭제해줬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5000만원 이하 채무자 324만명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빚을 모두 상환하면 연체 기록을 지워주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취약차주 채무 소각을 위해 올 하반기 설립될 배드뱅크에서도 113만명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최대 437만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정부 중 최대 규모다.
벌써부터 금융권에선 사면 이후 재연체율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취약계층 지원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양수 의원은 "정부는 포퓰리즘식 사면을 지양하고, 재기 의지를 가진 사람을 선별해 구제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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