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계 거물' 정몽준 "축구협회장은 바깥일 해야"...정몽규 앞에서 뼈 있는 쓴소리

강은영 2025. 9. 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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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사촌 동생이자 현 축구협회장인 정몽규 회장 앞에서 한국 축구와 축구협회에 대해 뼈 있는 쓴소리를 했다.

정 명예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 수상자로 단상에 올라 한국 축구에 대해 작심한 듯 발언했다.

정 명예회장은 1993~2009년까지 대한축구협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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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에 헌액된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 뉴스1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사촌 동생이자 현 축구협회장인 정몽규 회장 앞에서 한국 축구와 축구협회에 대해 뼈 있는 쓴소리를 했다.

정 명예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 수상자로 단상에 올라 한국 축구에 대해 작심한 듯 발언했다. 그는 "오늘 좋은 상을 받으면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두 가지를 전하겠다. 먼저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부탁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얼마 전 미국, 멕시코와 평가전을 했는데 우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일본은 18위(실제로 17위)라고 한다. 생각해 보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우리는 4강, 일본은 16강까지 갔다. 우리가 실력이 이것보다는 나아져야 하지 않나. 축구인들이 분발해 주셨으면 한다"고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쟁력을 우려했다.

정 명예회장은 1993~2009년까지 대한축구협회장을 역임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유치 및 성공적 개최를 이끌며 축구행정가로서 이름을 높였다. 특히 정 명예회장은 FIFA 부회장 및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과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공을 세웠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축구 행정 하는 분들께도 할 말이 있다. 2002년 월드컵을 일본과 공동 개최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내가 FIFA 부회장에 당선됐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협회장이 된 후 축구인들과 이야기했다. 축구 행정은 여러분(축구인)이 하고, 협회장은 바깥일을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며 "FIFA 부회장 선거에서 많은 분들이 안 될 거라고 했다. 그러나 아시아 회원국가가 30여 개국인데 11표가 나와 1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당시 자신의 외교력을 피력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스1

FIFA 부회장이 된 이후 정 명예회장은 2002년 월드컵 개최지를 일본이 아닌 한국과 일본 공동 개최로 힘썼다. 그는 "FIFA에 가 보니 당시 주앙 아벨란제 회장, 제프 블라터 사무총장, 집행위원 21명이 있었다. 이들은 2002년 월드컵은 당연히 일본에서 하는 줄 알더라. 그래서 '안 된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조금 앞서 있는지 모르겠지만 축구 실력만 보면 한국이 낫다'고 했다"며 "일본이 한국보다 경제력이 앞서 있다고 개최하면, 입시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집안에 돈이 많은 학생을 뽑는 꼴이라고 했다. 결국 공동 개최를 하고, 4강까지 가는 기쁨을 누렸다"고 강조했다.

결국 정몽규 회장에게 외교력을 키워야 한다는 걸 돌려 말한 셈이다. 사실 정 회장의 축구 외교력은 처참한 수준이다.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전을 펼쳤으나 카타르에 압도적으로 밀리며 참패했고, AFC 총회에서 열린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입후보한 7명 중 필리핀, 말레이시아 후보에도 밀려 FIFA 집행부 재입성에 실패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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