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뇌 질환 경쟁자 악재에 BBB 플랫폼 경쟁력 재부각
사노피·GSK와 대형 기술이전 성과…차별화 뇌혈관장벽(BBB) 통과 기술 추가 기회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를 활용해 뇌질환 치료 신약을 개발해오던 해외기업이 해당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을 중단하면서 에이비엘바이오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업체는 뇌 질환 치료제 핵심인 뇌혈관장벽(BBB) 통과에 강점으로 주목받던 AAV 신약을 개발해 왔다. 이에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검증받은 BBB 전달 기술을 보유한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 기술과 관련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재조명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캡시다 바이오테라퓨틱스(캡시다)는 지난 10일 뇌병증 아동을 대상으로 개발하던 AAV 기반 신약 'CAP-002'의 임상 중단을 발표했다. 임상 1/2상에서 첫 소아 환자 사망이 발생한 것이 배경이다.
뇌질환을 비롯한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분야의 핵심은 BBB 투과율이다. BBB는 중추신경계를 보호하는 생리학적 장벽으로, 대부분의 약물과 세포가 뇌 조직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전통적인 화합물 기반 약물이나 단백질 치료제는 뇌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뒤따른다.
해당 측면에서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는 차세대 영역으로 주목받아 왔다. AAV가 바이러스 벡터 중에서 BBB를 통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달체로 평가되고, 장기적 발현이 가능해 1회 투여로 수년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품목은 2019년 미국 허가를 획득한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다.
졸겐스마는 혁신적 효능에 20억원이 넘는 약가에도 지난해 12억달러(약 1조6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졸겐스마 성공 이후 주목도를 높인 AAV 기반 유전자치료제는 뇌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CNS 영역에서 독보적 차세대 모달리티(약물전달방식)로 부상했다.
다만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는 면역반응과 독성 등의 안정성 우려가 과제로 남아있다. 이번 캡시다 사례에 앞서 지난해 뉴로진이 개발하던 레트증후군 신약 후보 역시 임상 1/2상 중 고용량 투여 환자 1명이 사망해 임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 치료제 전반에 대해 안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연이은 사망 사례 등장에 AAV 기반 CNS 유전자 치료제 임상 기준 더욱 엄격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는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중항체 기술에 기회가 부여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항암분야를 중심으로 상업화 가치를 증명 중인 이중항체 기반 치료제는 아직 상용화 뇌 질환 신약을 배출하지 못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BBB 통과가 어렵다고 여겨지는 기존 항체와 약물을 중심으로 한 기전인 탓이다.
하지만 세포 유전자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선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대비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대적으로 짧은 반감기로 인해 부작용 발생시 빠르게 약물 중단이 가능하다는 점도 안정성 측면에선 강점이다.
이는 곧 BBB 통과가 가능한 이중항체 신약이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독자 BBB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를 통해 이중항체의 BBB 통과 한계 극복을 증명한 상태다. BBB 통과를 위한 IGF1R 타깃과 치료 타깃으로 구성된 이중항체를 활용한 것이 핵심이다.
해당 기술의 가치가 잘 드러난 사례가 지난 2022년 1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에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파킨스병 치료 후보물질 'ALB301'이다. ABL301은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파킨슨병 발병 원인인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안으로 전달해 치료 효과를 높인 이중항체다. 앞선 전임상에서 효과적 BBB 통과를 확인했고, 이달 초 발표한 미국 1상 결과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과 내약성도 입증했다.
여기에 지난 4월엔 GSK와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에 성공하며 기술 가치를 한층 끌어올렸다. 복수의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해당 계약 규모는 총 4조1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체결된 국산 바이오 기술수출 중 가장 크다. 이에 지난 4월 초 3만원대였던 회사 주가는 현재 10만원을 넘어섰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캡시다가 영장류(NHP) 기반 전임상에서 안전성 확보했다고 판단했지만, 1호 환자 사망으로 인해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BBB 투과 기술 자체의 안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바이러스 벡터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중항체 플랫폼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와 함께 대안으로 에이비엘바이오 기술의 재평가 및 빅파마의 관심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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