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피살’ 언급했다 날벼락…온라인 보복·해고 잇따라

방성훈 2025. 9. 1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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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활동가·정치권, 조직적 신상공개 캠페인
SNS서 커크 피살 조롱·풍자했다 직장서 해고
대학·공공기관·기업·언론 등까지 광범위 확산
피해자들 “협박·보복 두려워”…신변불안 호소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보수운동가 찰리 커크가 피살된 이후, 그의 죽음을 언급하거나 조롱한 수십명이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되거나 직장에서 해고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우파 활동가, 공화당 정치인, 웹사이트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대상자를 물색·처벌하는 온라인 ‘보복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터닝포인트 본사에 마련된 찰리 커크 추모비. (사진=AFP)

1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커크가 피살된 지난 10일과 다음날인 11일 소셜미디어(SNS)에 게시글 또는 댓글을 통해 그의 사망을 언급하거나 조롱·풍자한 수십명이 신상공개 웹사이트에 등록됐다. ‘찰리의 살인자들을 폭로하라’(Expose Charlie’s Murderers)라는 이름의 이 웹사이트는 지난 13일 “3만건의 제보가 접수됐다”며 제보 내용을 모두가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전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대상자 명단을 구축한 뒤 지역·업종별로 검색이 가능토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이트 운영자는 엑스(X 옛 트위터) 계정까지 만들어 “온라인에서 커크의 죽음을 축하하는 모든 사람을 유명하게 만들어 드리기 위해 밤을 지새울 것”이라며 “미래의 모든 직업적 열망이 망가질 준비를 하라”고 경고했다. 웹사이트는 가상자산을 기부받은 뒤 이날 폐쇄됐으며, 순식간에 1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끌어모았던 X 계정 역시 이날 폐지됐다.

이번 사태는 SNS에 조롱·풍자한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한 온라인 보복 캠페인의 일환으로, 주로 일반인 계정, 유명인·언론인·교사·기업 직원 등을 대상으로 삼았다고 CNN은 설명했다.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비롯해 큰 파장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 커크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대학 강사·교사·여러 대기업 직원들이 해고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실례로 로라 소시-라이트시 미들테네시주립대(MTSU) 학생처 부학장은 페이스북에 “찰리 본인이 운명을 자초한 것 같다. 증오는 증오를 낳고, 연민은 전혀 없다”는 글을 적었다가 해고를 당했다. 이에 앞서 정치평론가 매슈 다우드도 MSNBC에서 “우리는 아직 사건의 세부 사항을 모른다. 누군가 총격 이후에 환호하며 축포를 쏘았을 수도 있다. 커크는 가장 분열적인 인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가 직장을 잃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서 오랜 기간 기자로 일했던 카렌 아티아도 “정치적 폭력, 인종적 이중 잣대, 그리고 총기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사설 코너에서 해고됐다.

이외에도 이스트테네시주립대 교수 2명,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홍보 직원, NFL 캐롤라이나 팬서스 직원, 지역 기반 SNS 서비스인 ‘밀워키 넥스트도어’의 직원, 신시내티의 한 바베큐 식당 공동소유자, 연방재난관리청(FEMA) 데이터분석가, 매사추세츠·아이오와주의 교사 등이 커크를 비판하는 내용의 발언으로 징계 또는 해고 조치를 당했다.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하원의원까지 ‘직접’ 나서 학교·기업 등 고용주를 상대로 해고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미디어·코믹스 작가·항공사 직원 등도 표적이 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기업들 역시 사회적 반발 및 내부 혼란을 막기 위해 논란이 된 직원에 대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고 있다. X에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커크의 죽음을 기뻐한 자 해고자 명단’이라는 대규모 신규 스레드가 개설되기도 했다.

이처럼 온라인 캠페인이 ‘조직적’ 전개 양상을 띠면서 정치 공작원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커크의 피살 이후 “급진 좌파 미치광이 그룹”을 언급하며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역대 미 연방법원 판례에서 공공기관 직원의 ‘정치적 표현도 헌법 보호 대상’이라고 인정하고 있음에도, 교사·공공기관 직원 해고 사례가 다수 발생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신상공개 피해자들은 대량 협박과 범죄위협, 명예훼손·신상공개 등으로 신변 불안을 호소하고 있으며, 또다른 폭력의 희생자가 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캐나다 독립 언론인인 레이첼 길모어는 총격 사건 이후 커크의 극우 팬들로부터 보복을 당할까 “두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2022년 플로리다주가 코로나19 팬데믹 데이터 조작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던 과학자 레베카 존스는 “살해 협박과 익명 웹사이트에 올라온 ‘암살 리스트’에 자신이 이름이 올라 경찰에 두 번이나 연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커크 피살 당일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전문가, 언론·시민단체 등은 정치적 양극화와 인터넷 신상공개 문화, 온라인 괴롭힘, 정치권 압박이 실제 해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응을 촉구했다. 노스이스턴대학교의 조교수이자 ‘민주주의를 위한 사이버 보안 프로젝트’ 책임자인 로라 에델슨은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조직적·집중적 괴롭힘만이 캠페인의 존재 이유”라고 지적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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