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간사 선임을 무기명 표결에 부친 與… 아수라장 법사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 안건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부결했다. 각 당의 자율 영역이던 국회 상임위원회 간사 선정을 다수당(黨)이 표결로 무산시킨 것은 헌정사(史)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의원 간사 선임안을 상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안건을 표결하자”고 요구하고, 같은 당 소속인 추 위원장은 “간사 선임은 인사 사항인 만큼 무기명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즉각 받아들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정사 유례없는 폭거”라면서 회의장에서 나갔다.
야당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 추미애·박지원·서영교·전현희·김용민·장경태·김기표·박균택 의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투표했다. 이 직후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표결 결과 총 투표 수 10표 중 부(否) 10표로 나경원 의원 간사 선임의 건은 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독재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상임위에서 국민의힘 대표 격인 간사마저 좌지우지하면서 의회 독재를 하려 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야당의 간사 선임까지 방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추미애 위원장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날 표결에 앞서 여야는 나 의원 간사 선임을 두고 충돌했다. 민주당은 시종 ‘간사 자격’을 문제 삼았다. 나 의원이 ‘내란 사태’에 반성하지 않고,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충돌 사건으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만큼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에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내란이 터져도 ‘관행’ ‘관행’ 하면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상황은 방치해선 안 된다”고 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도 “내란을 옹호하고 내란의 밤에 윤석열(전 대통령)과 통화 기록까지 나온 현역 의원이 수사 대상인데도 법사위 간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출신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나 의원의 간사 선임 건이 안건으로 올라온 것에 모욕감을 느낀다. 나 의원은 어제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징역 2년 구형을 받았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법사위 간사가 되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변호하던 분이 버젓이 법사위에 들어와 있고, 박지원 의원님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재판받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제기하는 ‘이해 충돌’을 뒤집어서 공격한 것이다. 나 의원도 “민주당에서 제가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구형받았다고 그만두라고 하는데, 같은 논리라면 대법원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받은 이재명 대통령도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송석준 의원은 “숫자가 많다는 이유로 여당이 일방적으로 (야당 간사 선임안을) 부결시킨다면 대한민국 헌정사의 유례가 없는 폭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남편이 법원장인데 아내(나 의원)가 법사위 간사해서 되느냐. 남편까지 욕먹이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박 의원) 사모님은 뭐 하시냐. 그런 말씀은 하시면 안 된다”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박 의원이 “(내 아내는) 돌아가셨다”고 하자 민주당 측에선 “곽규택 인간 좀 돼라!”면서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나경원 의원 간사 선임 건’이 부결되면서 향후 법사위는 야당 간사 없이 운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법사위는 ‘위원회에 각 교섭단체별로 간사 1명씩 둔다’는 국회법을 위반한 상태가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당 간사 없는 법사위를 ‘의회 독재의 기록’으로 박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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