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84% 투자하라는 미국… 통화스와프 체결해도 큰 부담[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조해동 기자 2025. 9.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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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통화스와프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과연 우리나라와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겠다고 나올지도 지켜볼 문제지만,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163억 달러에서 663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과연 버텨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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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통화스와프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국내 일부 언론은 “한국 정부가 미국에 무제한(상설) 통화스와프 체결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공식적인 부인이 없는 것으로 미뤄볼 때 사실인 것으로 추정된다. 통화스와프는 자국 화폐를 상대국에 맡긴 뒤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오는 일종의 ‘국가 간에 개설된 마이너스 통장’이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을 제안한 배경은 다음과 같이 추측된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미국이 한국에 부과키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총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기로 구두 합의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163억 달러 수준이니까 외환보유액의 약 84.1%에 달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외환보유액에서 이렇게 큰 금액을 빼서 미국에 투자하고 나면 원·달러 환율이 폭등(원화 가치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미국에 3500억 달러라는 큰 규모의 투자를 한 뒤 발생할 수 있는 외환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안전장치로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유럽중앙은행(ECB·유로화), 일본은행(BOJ·엔화), 영국은행(BOE·파운드화), 스위스국립은행(SNB·스위스 프랑화), 캐나다은행(BOC·캐나다 달러화) 등 5개 중앙은행과만 상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과 2020년 코로나19 확산 대응 당시 일시적으로 각각 300억 달러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종료된 상태다.

미국이 과연 우리나라와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겠다고 나올지도 지켜볼 문제지만,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163억 달러에서 663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과연 버텨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북한과 군사적 대치를 이어가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대외의존도를 가진 한국이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고 해도 외환보유액의 84% 이상을 덜어낸 뒤 존립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조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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