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벗는 시대 오나… "안약 한 방울로 노안 시력 교정"

아르헨 연구팀, 녹내장 치료제 이용해 안약 개발
하루 두 차례 점안으로 원시 개선 효과 2년 지속
두통 등 일부 부작용… "안정성 추가 연구 필요"

게티이미지

안경이나 수술 없이 안약만으로 노안을 교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노안연구센터 연구팀은 지난 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를 통해 이 같은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하루 두 차례 점안만으로 시력이 상당히 개선되고, 효과가 최대 2년간 이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연구팀은 안압을 낮출 때 주로 쓰이는 녹내장 치료제 '필로카르핀'과 소염제 '디클로페낙'을 결합해 특수 안약을 개발했다. 필로카르핀은 동공과 수정체 조절근을 수축시켜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추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디클로페낙은 필로카르핀을 오래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염증이나 통증, 출혈을 억제해 준다.

연구는 평균 55세 환자 7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번, 6시간 뒤에 또 한 번 안약을 점안했다. 그 결과 1% 농도의 안약을 투여받은 그룹(148명)의 99%는 시력검사표에서 두 줄 이상 더 읽을 수 있었고, 2% 농도 그룹(248명)의 69%와 3% 농도 그룹(370명)의 84%는 세 줄 이상을 추가로 읽었다. 효과는 평균 434일, 최대 2년 가까이 유지됐다. 연구팀은 "노안 치료법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작용도 있다. 일부 환자는 일시적인 시야 흐림·눈 따가움·두통을 호소했다. 독일 보훔 루르대 부르크하르트 딕 교수는 "놀라운 성과지만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