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명인제약 전방위 뒤 봐준 덕에 ‘꿀 빠는’ 2세 자매
2020년 서울사옥 이전하며 보증금 208억
메디컴 차입금 425억 전액 상환에 큰 몫
명인타워 임대수입 61억…명인제약 44%
창업주인 부친이 경영하는 모회사에서 해마다 꽂아주는 임차료가 20억원이 넘는다. 다른 입주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모회사 보증금은 빚을 전액 청산하는 데 요긴하게 썼다. 이렇다 보니 최근까지 안정적인 돈벌이였던 모회사 광고대행 수수료가 없어졌어도 별로 아쉬울 게 없다.
명인제약 창업주 이행명(76) 회장의 두 딸 이선영(48) 대표와 이자영(44) 전 이사 소유의 메디커뮤니케이션(이하 ‘메디컴’) 얘기다. 이렇듯 명인제약이 전방위적으로 뒤를 봐준 덕에 ‘꿀을 빨고’ 있는 2세 자매로서는 향후 가업 승계가 상대적으로 손쉬울 수밖에 없다.

명인제약 1㎞도 안되는 서울사옥 이전
‘[거버넌스워치] 명인제약 ①편’에 이어. 명인제약은 이 창업주의 2세 자매 소유의 개인회사 메디컴을 키우기 위해 쉼 없이 뒷배 노릇을 했다. 명인제약의 일감 몰아주기와 다각적인 지원 덕에 오너 2세가 손쉽게 재산을 불리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는 등 말 들이 많있지만 꿋꿋했다는 얘기다.
메디컴은 2019년 말 425억원의 차입금이 존재했다. 2011년 5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화일빌딩(이후 메디빌딩→현 다니엘빌딩2․85억원)과 2015년 9월 서초구 서초동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본원 사옥(현 ‘명인타워’) 지분 52%(463억원) 매입에서 비롯됐다.
이후로는 축소 일변도다. 2020년 말 205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2021년 50억원→2022년 10억원에 이어 2023년에는 전액 상환했다. 2018년 13억원의 비용을 치렀던 이자가 이후로는 빠져나갈 일이 없어졌다. 광고매출과 임대수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던 메디컴이 재무 안정성까지 갖추게 됐다는 뜻이다.
2020년 1월 메디빌딩 매각자금이 한 몫 했다. 개인 2명에게 넘기고 받은 돈이 111억원이다. 26억원의 차익도 챙겼다. 이에 더해 명인제약이 또 다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메디컴이 명인타워를 인수할 때 차입금 지급보증(238억원), 부동산 담보(55억원), 잔금지급 2개월 전 명인타워 지분 48% 매입(475억원) 등 뒤를 봐준 뒤다.
1985년 4월(1988년 11월 법인 전환) 설립된 명인제약은 1992년 6월 경기도 화성공장(현 팔탄 제1공장)을 준공한 뒤로는 줄곧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또한 오래 전부터 서울에 지점사옥을 둬, 서울 관악구 논현동을 거쳐 2001년 7월에는 서초구 서초동의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을 매입해 사옥으로 활용해왔다.
명인타워는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과의 임대계약이 종료되자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공사는 약 1년 뒤인 2020년 말 마무리됐다. 이를 계기로 메디컴은 기존 메디빌딩에서 명인타워로 본점을 옮겼다.
특히 명인제약 또한 지분 48%를 갖고 있는 지근거리의 명인타워로 서울사옥을 이전했다. 기존 사옥은 2021년 4월 결제 솔루션업체 케이에스넷(KSNET)에 임대해 지금은 KSNET이 본사 서초사옥으로 쓰고 있다.
사실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 6번 출구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효령로 대로변에 있는 명인타워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3번 출구에서 300m 거리 반포대로변에 위치한 명인제약 옛 서울사옥과는 거리가 1㎞도 안된다.
명인제약이 2019년 3월 설립한 광고대행 완전자회사 명애드컴이 명인타워로 본점을 옮긴 시기도 이 무렵인 2020년 12월이다. 원래는 메디컴 소유의 메디빌딩에 위치하고 있었다.

선영·자영 자매 투자금 20억 이미 회수
한데, 명인제약이 명인타워를 임차하면서 52% 공동 소유주인 메디컴에 지급한 보증금이 208억원에 달했다. 명애드컴도 26억원을 지불했다. 이후 2차례 계약 갱신이 이뤄졌지만 지금도 각각 182억원, 42억원으로 총 224억원에 이른다.
다른 입주 업체의 보증금(월임차료의 10배)을 훨씬 웃도는 액수다. 보증금을 높게 설정해 임차료를 적게 지급하기 위한 것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메디컴이 차입금을 줄이는 데 몫을 톡톡히 했다.
또한 보증금을 높게 걸었다고 해서 메디컴의 임대수입에서 명인제약의 비중이 적은 것도 아니다. 메디컴은 작년에는 순수하게 명인타워 임대료만으로 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명인제약으로부터 23억원을 챙겼다. 자회사 명애드컴(3억7200만원)까지 합하면 27억원이다. 전체수입의 43.6%나 된다. 앞서 2021~2023년에도 24억~26억원이 꽂혔다.
메디컴은 이를 통해 작년에 영업이익으로 36억원을 벌었다. 이익률이 무려 58.8%다. 또한 빚을 갚고 난 뒤라 이자 비용도 없어져 법인세(7억원)를 납부하고도 2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명인제약은 메디컴과의 계약갱신 시점인 내년 10월이 돼서야, 그것도 점차적으로 현실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보증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 상대적으로 메디컴의 월세수입은 그만큼 늘어난다.
뿐만 아니다. 명인제약은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2019년 3월 광고대행 자회사 명애드컴을 설립해 놓고도 두 자매 소유의 메디컴과의 대행 거래를 2023년까지 이어갔다.
명애드컴 설립 직후 메디컴과 계약을 종료했다가 2020년 말 부터 다시 공동으로 광고대행을 맡긴 것. 메디컴이 2021~2023년 명인타워 임대수입 말고도 23억원 대행수입이 잡혔던 이유다.
결론적으로 명인제약이 이 회장 두 딸의 개인회사 메디컴을 20년간 먹여 살리다시피 해왔고, 두 자매는 메디컴에 빨대를 꽂고 꿀을 빨아왔다는 뜻이다. 2세들은 이미 메디컴 배당수입으로 투자금을 뽑고도 남았다.
자매가 메디컴에 출자한 액수는 각각 10억4000만원, 9억6000만원 총 20억원이다. 2015년(중간) 6억원. 2022년(결산) 20억원 도합 26억원을 배당으로 가져갔다. 메디컴은 이러고도 이익잉여금이 268억원이나 쌓여있다.
가업 세습은 지분승계 과정에서 세금 등 적잖은 현금이 필요하다. 이 회장의 두 딸은 이에 대비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쥐고 있는 셈이다. 명인제약 증시 입성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팔순(80)을 앞두고 있는 이 회장의 2대 승계 시기가 주목받고 있다. (▶ [거버넌스워치] 명인제약 ③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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