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라던 '30% 이익 배분 약정'… 투자제안서에 이미 공개돼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우수민 기자(rsvp@mk.co.kr) 2025. 9. 16.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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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부당이득 의혹'팩트체크
몰래 상장 준비했나?
외부 투자자들 회수압박 받은
레전드펀드 요구에 준비 시작
상장이후 대주주책임 회피?
정산받은 돈 회사에 재투자
이스톤은 기획펀드였나?
자금유치 안돼 불가피한 선택
K팝 대부, 경찰 출석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처음 소환됐다.

이날 오전 수행원 없이 제네시스 차량을 이용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 도착한 방 의장은 "제 일로 인해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방 의장은 하이브(당시 빅히트) 상장 전인 2019년 벤처캐피털 등 기존 하이브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고 밝힌 뒤 자신과 관계 있는 사모펀드(PEF)에 지분을 팔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투자자들은 방 의장의 말을 믿고 보유 지분을 PEF에 매각해 추가 차익 기회를 놓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반면 방 의장은 IPO 이후 PEF에서 매각 차익의 30%에 달하는 약 1900억원(세후)을 배분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하이브가 2019년 지정감사 신청 등 IPO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방 의장이 기존 투자자에게 IPO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는지가 중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요 쟁점 사항을 정리했다.

▶이익 배분 약정은 비밀 계약?

매일경제가 입수한 이스톤 2호 펀드의 유한책임투자자(LP) 모집을 위한 투자제안서(IM)에 따르면 방 의장은 3년 내 상장에 실패하면 투자 원금에 7% 상당의 이자를 더한 금액을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했다.

풋옵션이 회사 부채로 잡히면 재무제표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방 의장이 직접 풋옵션을 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신 상장에 성공하면 반대급부로 방 의장이 매각 차익의 30%를 받는 이익배분약정을 맺었다. 해당 계약은 실제 투자한 LP는 물론 IM을 수령한 다수 시장 관계자가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스톤, 내부자 기획 펀드였나

2018년 10월 LB인베스트먼트가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처음 지분을 매각한 이후 하이브 창업 멤버였던 최유정 부사장이 지분 매각 의사를 밝혔다. 내부 임원의 갑작스러운 지분 매각에 방 의장 측은 이를 받아줄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이때 나선 이가 2011년 SV인베스트먼트에 재직할 당시 하이브 초기 투자를 주도한 김중동 씨(후일 하이브 최고투자책임자)다. 그는 2019년 6월 이스톤 1호 펀드를 결성해 최 부사장 지분 2.7%를 234억원에 사들였다. 당초 500억원 모집을 목표로 했지만 투자금을 채우지 못해 방 의장이 4만2175주를 매입했다. 경찰 등 일각에서는 방 의장 측이 최 부사장에겐 상장 추진 계획을 숨기고 일부 핵심 임원에게만 관련 계획을 공유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뒤이어 레전드캐피털과 알펜루트자산운용도 지분 매각을 타진했다. 당시 레전드는 LP로부터 회수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펜루트는 라임자산운용과 유사한 패턴으로 투자한 점이 드러나 증권사들의 환매 요구에 대응해야 했다. 알펜루트는 하이브 외에 메자닌 투자 건을 보통주로 전환해 장내 매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환매 청구에 응하지 못해 2020년 1월 2300억원 규모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레전드와 알펜루트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방 의장 측은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을 접촉했지만 무산됐다. 결국 이스톤 2호 펀드가 2019년 11월 LB인베를 포함해 3사의 하이브 지분 8.7%를 1046억원에 인수했다.

▶투자자 속인 채 몰래 상장 준비했나

2019년 11월 이스톤 2호 펀드 거래 직전인 2019년 8월 하이브는 지정감사를 신청했다.

지정감사는 IPO를 위한 필수 절차에 해당한다. 해당 지정감사가 진행된 과정에 투자자인 레전드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회수를 재촉하는 LP들에게 상장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LP 성화에 못 이겨 레전드는 보유 지분 가운데 40%를 매각했다. 당시 하이브 측이 내부 논의 결과 현재 기업가치 수준에선 상장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LB도 지정감사 관련 내용을 메일 참조를 통해 공유받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예수 ·대주주 책임 회피했나

방 의장은 상장 이후 스틱과 이스톤 2호 펀드에서 세후 1900억원을 정산받았다. 하이브가 공모가를 간신히 넘기는 데 그쳤다면 그가 세후 수령할 금액은 1000억원도 안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가 상장 전 BTS 멤버들에게 증여한 총 47만8695주를 공모가인 13만5000원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실제 손에 쥔 금액은 현저히 낮아진다. 그러나 주가가 상장 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기록 후 상한가)하며 이익이 크게 불었다. 방 의장은 정산 금액 가운데 1568억원을 2021년 6월 하이브 유상증자에 썼다. 당시 이미 35%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회사의 투자 재원을 보탰다.

▶'하이브 상장' 손해 본 투자자 있나

이스톤 2호 펀드와 거래로 하이브 초기 투자자들은 평단가 기준 최소 60%(알펜루트)에서 최대 1900%(LB)의 수익을 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투자자가 더 큰 수익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지혜진 기자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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