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의장 “소셜미디어가 회의 망쳐… 토론은 스마트폰 아닌 말로 해야”

김보경 기자 2025. 9. 1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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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선 촬영 자제” 서한 돌리고
자극적인 소품·옷차림도 막아
율리아 클뢰크너 독일 연방 의회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앞으로 독일 국회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의미를 담은 옷을 입거나 노트북에 스티커를 붙이는 일도 마찬가지다. 15일 독일 슈피겔에 따르면, 율리아 클뢰크너 독일 연방 의회 의장은 본회의에서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을 ‘적당하고 방해되지 않게’ 사용하고, 정치적 함의가 있는 스티커 부착도 자제하라는 서한을 최근 모든 의원에게 전송했다.

이는 “토론은 말로 하는 것”이라는 클뢰크너의 지론에 따른 조치다. 클뢰크너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의원들의 연설을 담은 짧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많아졌는데, 이런 영상은 자주 조회되지만 논의의 장을 망친다”고 했다. 일부 의원이 진지한 토론보다는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단편적 주장과 구호, 옷차림이나 소품 등에 더 신경 쓴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클뢰크너는 “독일 연방 의회가 요즘처럼 양극화된 적이 없었다”면서 소셜미디어를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실제로 최근 독일 정치권에서 극좌 성향 좌파당과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지지율이 상승한 배경에는 짧고 자극적인 영상을 대량 제작하는 등 소셜미디어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fD는 전국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5%를 기록할 만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클뢰크너는 2015년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가 “기민당의 미래를 책임질 인물”이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지난 3월 연방 의회 의장에 취임한 이후 ‘국회에서는 공식적인 국가 상징물 이외 다른 정치적 함의를 가진 상징물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스티커나 티셔츠는 어떤 일도 하지 못한다”면서 ‘팔레스타인’이 적힌 티셔츠를 입은 좌파당 의원에게 옷을 갈아입거나 퇴장하라고 명령했다. 성소수자 관련 행사를 앞둔 지난 6월에는 국회의사당 건물에 성소수자 권리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걸지 않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일었다.

의장이 지나치게 시시콜콜한 것까지 제한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녹색당 의원들은 “클뢰크너는 중립성을 편협하게 이해하고 있다”면서 “클뢰크너가 의도적인 양극화를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클뢰크너를 지원하며 “의회는 서커스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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