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팬덤에 흔들린 정당···유튜브 정치의 '명암'
즉각적 참여 확대 '순기능'…단기 여론 휘둘림 '역기능'
전문가·정치권 “사실 기반 균형 찾는 과도기적 현상”

최근 여야 정당 소속 당원과 지지층, 강성 팬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실시간 여론이 형성되면서 당론과 정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치가 직접 민주주의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당원과 지지층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발언권이 세지면서 정치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유튜브의 부상은 상징적이다. 많은 정치인이 자체 채널을 개설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거나 영향력 있는 채널에 출연해 인지도와 지지층을 넓히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해 '골드버튼'을 받은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치 유튜버들은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기반으로 여론 형성의 핵심 창구로 자리 잡았다. 진보 진영의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매불쇼' 등의 성장은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는 정치 전반을 흔들 만큼 커지며 실질적 '정치 주체'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벌어진 특검법 합의 불발 사태가 이를 잘 보여준다. 여야가 어렵게 도출한 수정안은 강성 당원들의 반발 속에 불과 14시간 만에 무산됐다. 유튜브와 인터넷 커뮤니티 여론이 악화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충돌하며 지도부 균열까지 노출됐다.
순기능도 분명하다. SNS와 유튜브는 대의민주주의 구조에서 제한적이던 국민 참여를 크게 넓혔다. 당원과 지지층이 즉각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정치인이 이를 반영하는 과정은 정치와 유권자 간의 간극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반대로 강성 팬덤이 당내 숙의와 대표성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소수 팬덤의 목소리가 과도하게 반영되면 정당 내 토론 기능이 약화되고, 정책 결정이 단기적 여론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강성 지지층의 존재를 전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 자금과 인력, 조직 측면에서 열성 당원은 언제나 정당 활동의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결국 과제는 팬덤과 전체 민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대표성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하느냐에 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이를 '과도기적 현상'으로 진단한다. 참여 확대의 순기능과 민의 왜곡 위험이 공존해 균형을 잡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인 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유튜브 정치의 양면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튜브는 기회가 있으면 활용할 만한 창구라고 본다. 정치적 메시지가 즉각적으로 퍼져나가고, 구독자들이 영향을 받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제대로 된 여론을 모아주면 순기능이 크지만, 일부 급진적이고 편향된 콘텐츠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문제는 편향된 내용을 계속 접하다 보면 특정 입장에 경도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유튜브 정치도 결국 사실에 입각해 균형을 찾아가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지원(해남완도진도) 의원도 "과거 전통매체가 주도하던 흐름이 이제는 유튜브로 넘어가고 있다"며 "유튜브는 막대한 영향력만큼 편향성이 커 시청자들이 스스로 가려 들어야 한다"고 했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유튜브의 장점은 당원·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정치가 여론에 민감해지도록 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다만 "즉각적이고 거친 여론이 정치 과정에 그대로 투영되면 비용과 혼란이 커진다"며 "정치인들은 편승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규제보다는 장점을 살려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대중이 단편적 사실에 열광해 정치적 의사결정이 그에 따라 이뤄지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바로잡는 비용과 사회적 고통이 커질 수 있다"며 "정치가 가시적 요구에만 끌려가면 민주주의 체제를 오히려 병약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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