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어린이집 수도꼭지도 '뚝'…아이들도 '물과의 전쟁'
[앵커]
아이들에게 물이란 건 수도꼭지를 열면 콸콸 나오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강릉 아이들은 이번 가뭄을 겪으며,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몰랐어도 될 극한 가뭄의 여파를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이들이 오기 한참 전인데 어린이집 교사는 평소보다 일찍 출근합니다.
물이 끊기기 전에 아이들 먹을 밥을 준비해야 합니다.
마음이 급합니다.
이 아파트는 일주일 전부터 제한 급수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모인 곳이라고 단수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강선희/어린이집 조리사 선생님 : 여기 9시까지 (물이) 나와요. 오전 9시. 일찍 나와서 아이들 거 준비를 해야지 또 제대로 간식이랑 배식을 할 수 있으니까…]
급히 쌀 씻고 밥 안치는 사이 아이들은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임은주/어린이집 선생님 : 무준아, 아빠랑 왔어요. 모르는 분이 계시지. 누구야 무준아.]
아이들이 온다는 건 단수 시간도 함께 다가온다는 얘기입니다.
곧 끊길 수돗물을 부랴부랴 받고, 마지막까지 야채를 씻습니다.
[강선희/어린이집 조리사 선생님 : 다 준비가 됐는데, 오이만 세척하면 완료. {오이 또 씻어야 되는 거예요? 지금 5분 남았는데.} 예예, 속도전. 잠시만요.]
단수 직전, 단 몇 분을 남기고 겨우 마무리했습니다.
[강선희/어린이집 조리사 선생님 : 완료되었습니다! {다 끝나신 거예요?} 네. 아유, 몇 시예요?]
이제 주방과 화장실 물이 8시간동안 모두 끊깁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아이들이 쓰는 변기 물도 내려가지 않고요.
이렇게 수도꼭지를 틀어도 물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켠에 아이들 입 헹굴 생수가 180병 정도 쌓여 있는데, 이게 언제 고갈될지 알 수 없습니다.
아이 손은 미리 받아둔 물로 씻깁니다.
[임은주/어린이집 선생님 : 손 퐁당퐁당. 자 거품내서. 시아 손. 헹구고 가야지 손. 옳지.]
[어린이집 선생님 : 애들아, 우리 지금 물이 나와요. 안 나와요? {안 나와요.} 안 나와. {물이 똑똑똑 떨어져요.} 물이 똑똑똑똑 떨어졌어?]
4살짜리 아이들, 수도 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는 줄만 알았습니다.
가뭄이라는 단어도 그동안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 : 물이 없으면 맘마 먹을 수 있어요? 없어요? {저는 엄마 집에서 까까 먹었어요!}]
그래도 요즘이 이전과 뭔가 다르다는 건 압니다.
[어린이집 선생님 : 집에 물이 없어. 그러면 우리 어떻게 해야 돼. {물 꺼야 돼.} 아껴야 돼? {응.} 물을 아껴야 돼?]
수업이 끝나자 밥 먹고, 받아둔 물로 양치 합니다.
아이들이 낮잠 자는 시간, 선생님들은 다시 바빠집니다.
[임은주/어린이집 선생님 : 시에서 아이들 먹을 생수랑 또 일회용 컵이랑, 일회용품이랑 물티슈랑 그런 거 주신다 하셔가지고 지금 받으러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 보급품을 받으러 왔는데, 사람이 너무 몰립니다.
[임은주/어린이집 선생님 : 좀 걸릴 거 같애 선생님, 시간이. 재우고, 식사 선생님들 알아서 하시라고. {네.} (강릉에 어린이집이) 96개 있어요. 물 받으러 이제 오는 거죠, 오늘. 코로나19 약간 연상하게 하죠.]
아이들 먹이고 씻길 생수를 받아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버틸 수 있겠다 안심합니다.
[김지솔/4살 : 목욕도 못 하고, 샤워도 못 해요. {그래서 지솔이 기분이 어때요?} 기분이가 안 좋아요.]
틀어도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
이 아이들에겐 장난감이 아닌 현실이기도 합니다.
대책 없이 비만 기다린 어른들이 미안해야 할 시간입니다.
[영상편집 김동준 VJ 김수빈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장민창 영상디자인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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