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이난에 세계 '최대 면세점' 들어섰다
④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 하이난
2014년 싼야시 이어 2022년 하이커우에 설치
방문 후 180일 내 온라인 면세점 이용 가능해
작년 매출 12조원...한국 면세점 전체 매출 육박

중국 최남단에 있는 하이난(海南)은 중국에서 가장 큰 섬으로 면적은 제주도(1846㎢)의 18배인 3만3900㎢에 이른다.
변방의 섬이었던 하이난은 시진핑 시대를 맞아 개혁·개방의 상징이 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집권 이후 하이난을 세 번(2013·2018·2022년)이나 방문했다.
하이난은 2018년부터 한국을 포함한 59개국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됐다.
중국 정부는 2020년 6월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을 위한 마스트 플랜을 발표, 2025년까지 섬 전체에 무관세 체제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맞춰 하이난은 올해 말부터 '봉관(封關)' 정책이 자유무역항에 적용된다. 이 정책은 하이난 섬 전체를 세관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 중국 내 다른 지역과 분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이난에서 기업 소득세(15%)와 개인 소득세(15%)는 홍콩(16.5%·17%)보다 낮고, 일부 상품에는 수입 관세도 없앴다.
하이난이 중국 내 관세자유지대가 되면 대규모 무관세 품목 확대와 자유로운 무역, 자금 이동이 가능해 제2의 홍콩으로 도약하게 된다.
시진핑 주석은 하이난 방문 당시 국가가 규제를 풀어 줄 테니 기업은 양질의 서비스로 내수를 견인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하이난을 제주도와 유럽 안도라(프랑스·스페인 사이에 있는 국가) 등 주요 면세지역과 경쟁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규제를 풀었다.
2020년 7월 내국인(자국민)에게 적용한 면세 한도를 연 3만위안(570만원)에서 횟수 제한 없이 연 10만위안(약 1900만원)으로 3배 이상 올렸다.
면세 품목도 노트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포함해 기존 38종에서 45종으로 확대했고, 과감한 규제 개선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하이난을 한 번 다녀가면 180일 내에 온라인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이난 제2의 도시이자 관광도시인 싼야시(三亞市)에는 2014년 9월 축구장 17개(12만㎡) 면적에 달하는 싼야국제면세시티가 문을 열었다.
중국 국영여행사 CITS그룹이 50억 위안(8300억원)을 투자하고, 자회사인 국영 차이나 듀티프리그룹(中國免稅·CDFG)이 운영하는 싼야 면세점은 하이난 여행의 필수코스가 됐다.
쇼핑몰에는 향수·화장품, 패션의류, 시계·보석, 액세서리 등 300개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올해 5월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에서 열린 하이난 글로벌 소비재 박람회는 세계 각국의 명품·패션·식음료·전자제품 기업이 참가해 하이난을 글로벌 소비재 유통·관광 산업의 중심지로 부각시켰다.
이번 박람회는 7만㎡ 규모의 전시장에 1200여 개 국내외 브랜드 및 총 60개국 이상 기업이 전시에 참여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하이난은 세계적인 관광·쇼핑 허브로 도약했고, 해외 명품 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출을 촉진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성장했다.
중국 국영기업 CDFG는 6곳의 면세점을 운영하는 하이난으로 본사를 옮겼다. CDFG는 2019년까지 세계 면세 기업 순위에서 10위권 밖이었지만 2023년까지 세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순위는 세계 2위다.
단일 면세 기업이지만 2021년 매출액은 13조원, 2024년에는 12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면세점 전체 매출액(14조원)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하이난은 내수 진작을 위해 중국 정부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도의 면세점을 찾았던 중국 관광객과 다이궁(보따리상)들은 면세 쇼핑과 휴양을 위해 하이난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국내 면세 산업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하이난 사례는 면세·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과 규제 완화가 소비 유치에 직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 대만 금문도 면세점 "대륙 중국인 유치 앞장"
서울의 약 4분의 1인 151㎢ 면적의 대만의 금문도(金門島·진먼다오)는 대만 본섬에서 200㎞ 이상 떨어져 있고 중국 샤먼과는 불과 8㎞ 거리에 있다.
대만 본토보다 중국에 더 가까워 한 때는 양안 분쟁의 화약고였다.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에도 대만 국민당은 금문도를 최후의 방어선으로 삼암았다.
금문도를 호시탐탐 노리던 마오쩌둥은 1958년 대규모 포격을 개시했다. 한 달 넘게 쌍방 간에 포격전이 이어졌으나 미국과 소련은 확전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을 압박해 국지전을 중단하도록 했다.
수십만 발의 포탄이 섬 전체를 강타해 섬의 높이는 2m 정도 낮아졌다.
1992년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하되 이에 대한 해석은 각자 알아서 하는 관계 회복이 이뤄졌다.
그해 7월 계엄령 해제와 금문도 주둔 10만 대만군이 철수한 이후 대만정부는 관광산업 육성에 나섰다.
2000년 대만 정부는 금문도로 수입되는 상품의 관세 면제, 불필요한 군사시설 이전을 진행했다.
2013년 금문도에서 개장한 에버리치 면세점은 3만815㎡로 국내 최대 규모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2만6000㎡)보다 넓다.
대만 정부는 2015년 금문도의 면세 한도를 대만 100만 달러(4000만원)로 확대하고,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중국인 본토 관광객의 쇼핑을 유도했다.
샤먼시에서 페리를 타면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어서 이 섬을 찾은 관광객 80%가 중국인이다.
면세 쇼핑과 함께 중국의 포격을 피하기 위해 섬 곳곳에 파놓은 땅굴은 중요한 관광자원이 됐다.
에버리치 면세점은 JDC 면세점처럼 내국인들도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내국인(대만)은 1회 방문 시 6만 대만 달러(273만원)까지 연간 12회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국 관광객이 뜸할 때에도 매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금문도의 특산품은 '금문고량주'와 '포탄 칼'이다. 이는 전쟁의 산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