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갈등만 키워"···교원 성과급제 폐지론 솔솔
단기지표 의존 ‘형식적 평가’ 불만
견제 심화돼 협력 문화 약화 지적
균등 배분 기본급으로 지급 주장도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에게 합당한 보상을 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교원 성과급 제도의 폐지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교육 성과를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시작된 교원 성과급 제도가 현장에 적용하니 교사간 불신과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역차별 논란마저 나오는 상황에 교사들은 성과급을 폐지하고 성과급분을 급여에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교원 성과급은 S,A,B 세등급으로 나눠 차등 지급한다. 정교사 26호봉 기준으로 S등급은 525만6,010원, A등급은 440만 1,380원, B등급은 376만380원이다. S등급과 B등급의 차이는 149만5,630원이다.
문제는 지급 기준이 26호봉으로 고정돼있다는 점이다.
고경력 교사(40호봉)는 실제 호봉보다 14단계 깎인 상태에서 성과급을 받는 반면, 신규교사는 입직과 동시에 26호봉 기준을 적용받는다. 경력 교사가 역차별을 받는 구조다.
한 중등교사는 "30년 넘게 교단에 서도 성과급만큼은 신입 교사들보다 불리하다"라며 "제도가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여러 교사들은 교원 성과급제의 가장 큰 약점을 '측정 불가능성'으로 꼽는다. 기업의 생산성과 달리 교육 성과는 단기간 수치로 나타나기 어렵다. 교육의 성과는 학생의 학업 성취, 인성, 사회성, 진로지도 등 수년에 걸쳐 드러나는 종합적 결과다.
하지만 교원 성과제의 현재 평가는 단기 지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면평가와 행정적 지표 중심으로 등급을 매기다 보니 형식적 평가에 불과하다는 불만이 교사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는다.
울산의 한 교사는 "수업 연구보다 행정업무 처리를 원활하게 해야 성과급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관리자들의 업무가 줄어들기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결국 수업 연구를 한 교사는 B등급에 머물고, 민원해결, 생활지도 등과 행정업무를 맡아 하는 교사들은 S등급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교육의 본질은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교원의 평가가 등급으로 매겨지다보니 교원 사회 분열도 심각하다. 동일한 교육활동을 하고도 등급에 따라 보상이 갈리면서 성과있는 교사와 없는 교사로 나뉜다. 교사들 간 협력 문화가 약화되고 일부 학교에서는 성과급 심사와 관련한 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여러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지역 학교 몇몇 곳에서 성과급을 받아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성과급을 균등하게 나눠갖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성과급을 균등 분배한 사례가 적발돼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울산 한 교사는 "교사들이 서로 성과를 견제하는 구조에서는 협력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울산지역 교원단체들도 한목소리로 성과급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제도가 교육의 질 향상이 아닌 불신과 갈등만 키우고 있다. 이제는 제도를 전면 폐지할 때"라며 "성과급을 균등 배분해 기본급으로 지급하고, 기피업무시 수당을 늘리는 방안이 시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성과급제가 도입 취지와 달리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라며 "교육이 본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성과급제를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일부 교사들은 제도 존치가 불가피하다면 호봉 역차별 해소, 형식전 다면평가 개선, 개인 단위 보상보다 학교 단위 보상으로의 전환 등을 제안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