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통한다고 마구잡이로 붙잡아”…미국에 ‘문제제기’ 가능할까?

김경진 2025. 9. 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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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1실을 쓰는데 숙식하는 데 변기가 같이 있어서, 오픈된 장소에서 그런 걸 해결하기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 12일 KBS 인터뷰 중

"허리 체인에다가 수갑 이렇게 차고 이동을 했는데 거기서 물도 주고 음식도 줬는데 먹을 수 없는 환경이어서 왜 주는지도 모를 정도로…." - 12일 KBS 인터뷰 중

"교도관이 로켓맨(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에게 붙인 별명)이냐며 웃기도 했습니다." - 15일 서울신문 인터뷰 중

■ 쏟아지는 조지아 구금시설 내 '인권 침해' 증언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현지 시각 4일 오전 10시쯤 조지아주 건설 현장에 들이닥쳤습니다.

'미란다 원칙' 고지도 없이, 강압적인 분위기로 체포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당한 비자를 가지고 있는데도, 영어로 제대로 자신의 업무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붙잡혀 간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조지아주 구금시설에 갇혀 있었던 317명이 한국에 돌아와 쏟아내는 증언들을 보면, 구금 시설에서 반인권적인 대우를 당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특히 교도관들로부터 인종 차별 발언을 들었다는 증언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 "일단 기업들이 전수 조사 후 외교부가 대응할 것"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시각 6일 이들의 입소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사 접견을 시작했다며, 이때는 인권 침해를 호소한 사람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외부와 통화를 하고 싶다거나, 약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경우 급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 줬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이후 7일 동안 이들의 권익과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얼마나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 외교부는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 사람들을 최대한 빨리 석방하는 것, 석방된 우리 국민들이 재입국 시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것, 석방할 때 수갑과 포승줄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 등이 협상의 우선순위였다고 했습니다.

귀국 이후 인권 침해 증언이 쏟아지자, 외교부는 '전수 조사'를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수조사의 주체는 외교부가 아니라 해당 기업들입니다. 기업들이 이들이 겪은 부당한 대우 등을 모두 수집한 뒤 외교부에 전달하고 외교부가 외교채널을 통해 조치를 취한다는 겁니다.

또 정당한 B-1 비자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단 이유로 마구잡이로 끌려간 부분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또는 개인들이 사법적 구제를 받는 조치를 한다면, 외교부가 측면 지원을 하겠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례를 기록화하고, 미국 측과 어떤 창구가 될지 모르겠지만 협의 계기에 반드시 이 문제를 이야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조사 주체는 기업…미국에 단순 항의만 하고 끝날 우려도

하지만 외교부조차도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 입장에선 소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단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법 절차 진행과 관련해선)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생각을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을 통한 조사가 얼마나 충실한 내용을 담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을 통한 조사 이외에 외교부가 별도로 피해 사실을 수집하거나 조사하는 건 없는 거로 전해졌습니다.

향후 외교 채널을 통해서 미국에 단순히 '항의'나 '유감'을 표명하는데 그치는 수준으로 일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큽니다. 미국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체포했고 구금했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인권 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 부분은 솔직히 복잡한 문제"라며 "ICE는 합법적인 법 집행을 했다는 입장인 거로 알고 있기 때문에, 외교적 차원의 항의가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우리 국민께서 미국 측에서 사법적 구제 받기를 원하면, 그건 또 다른 차원의 복잡한 문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 미국 ICE, ESTA 소지자는 불이익 주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한편,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은 당초 ESTA(전자여행허가제)로 입국한 170명에 대해선 '입국 제한' 등 불이익을 주려는 강경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STA 신분으로 일하다 구금되신 분들은 '체류 요건을 위반했다'는 서류에 반드시 표기하도록 이민당국이 요구했는데, 협상 끝에 ESTA 신분도 이 조항에 체크 안 하기로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에 구금된 317명 가운데 ESTA가 170명 B1과 B2가 146명, 취업 허가 1명인데, 정부는 하청업체일수록 ESTA로 온 비중이 더 높을 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B-1은 장비, 기계 유지 관리, 현장 인력 감독을 하는데 ESTA보다 안전하다고 저희 측이 이야기했고, 주한미국대사관 권고 사항이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교부는 기업이 주장하는 대로 B-1 비자 소지자는 불법 요소가 없음에도 체포한 점에 대해 ICE 측에 강력히 항의했던 거로 전해졌습니다.

이 당국자는 "기존 B-1 비자의 효력은 유효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비자 협의를 위한 한미 간 워킹그룹은 주한미국대사관 채널을 통해 협의 중인 거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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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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