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대리인단 "대법원장 사퇴 요구는 선출 독재"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뉴스1(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에 대해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는 선출독재의 정당화이자 히틀러의 재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권력에 서열이 있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에 공감한다'는 대통령실의 발언은 선출된 권력은 자의적으로 무한정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단 '선출독재'를 정당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게 국민 뜻에 달려 있다고 본다. 국민 뜻을 잘 반영하는 건 선출 권력"이라며 "임명 권력은 선출 권력으로부터 2차적으로 권력을 다시 나눠 받은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엔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SNS(소셜미디어)에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 사법 독립을 위해서 자신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게시한 것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묻자 "아직 저희가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국회가 어떤 숙의와 논의를 통해 헌법 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 시대적인, 국민적인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은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그 이유에 대해 좀 돌이켜봐야 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그 점에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 브리핑 이후 한시간 뒤에 다시 브리핑을 가진 뒤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발언의 앞 뒤 맥락을 자른 채 브리핑 취지를 오독한 것에 대해 다시 설명드리고자 한다"며 앞선 보도에 대해 정정을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입장문에서 "우리 헌법 어디에도 권력의 서열을 정하고 있지 않다"며 "권력분립의 원리에 위반해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진퇴를 거론할 수 없다. 법관의 신분은 헌법 제106조에 의하여 엄격히 보장된다"고 했다.

또 "삼권분립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고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된 기관이지만 법원 또한 국민주권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아 동등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과 정부가 같은 인식이라면 국민의 과반수가 지지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헌법재판소가 탄핵한 근거는 무엇이냐"며 "정부와 여당은 사법부를 자신의 하위기관으로 인식하고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법부에 개입할 수 있다는 위헌적인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란특별재판부도 위헌적인 시도라도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여당이 주장하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역시 사법부 독립을 무력화하려는 위헌적인 시도"라며 "헌법에서 특별법원은 군사법원만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장의 퇴진·내란특별재판부의 설치를 말하는 것 자체가 재판의 독립을 흔들어 공정한 재판이 아닌 편향된 결론에 이르도록 사법부를 강압하는 것"이라며 "선출된 권력이기에 사법부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국헌문란이다. 이들이 바로 탄핵의 대상이고 내란혐의의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혜수 기자 esc@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