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밴드 무대로 외국 관람객 늘려야죠"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5. 9. 15. 16:5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영근 마포문화재단 대표
예술의전당 공간운영 출신
낡은 간판부터 교체한후
직접 꽃 심고 벤치 고치고
레스토랑 등 편의시설 확충
마티네 공연·인문학 강좌로
관람 습관 자리잡도록 지원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객석에 앉은 고영근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

마포아트센터가 새 간판을 달았다. 불도 잘 안 들어오고 낡은 티를 내던 옛 이름표를 내리고 깨끗하게 단장한 것. 고영근 마포문화재단 대표(60)가 지난 6월 취임 후 가장 먼저 바꾸기 시작한 게 바로 간판을 포함한 '공간'이다. 미처 관객 입장에서 신경 쓰지 못했던 동선, 표지판 양식 등을 먼저 정리했다. 고 대표는 "직원들 얘기를 듣고 이 공간을 잘 모르는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니 좀 더 친절하게 안내돼야 하는 부분이 보였다"며 "다시 찾고 싶게끔 공간을 변화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고 대표는 국내 순수예술 복합공간의 대표 격인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외식사업, 공간 운영을 총괄했던 전문가다. 삼성에버랜드를 거치고 2003년 예술의전당에 영입돼 지난해까지 사업개발부장, 감사실장 등 예술 행정·경영 분야 경험을 쌓았다. 특히 예술의전당 음악 분수대와 바로 옆 카페 모차르트 등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체류 시간과 재방문율을 높였다. 식음료 부문 매출이 전체 예산의 약 13%를 차지(2015년 기준)하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지금은 임대 매장으로 전환됐지만, 고 대표는 "예술 공간 내 식음료 매장은 머물 수 있는 공간,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공간으로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마포아트센터의 경우 현재 1층 카페 한 곳 외엔 편의시설이 없다. 대극장 아트홀맥(1000석), 소극장 플레이맥(200석), 200㎡(약 60평) 규모의 갤러리맥 등을 보유한 복합 문화공간이지만, 수영장 등 생활체육 시설도 한 건물 안에 있다 보니 정체성이 모호한 면도 있다. 고 대표는 "아트센터는 공연을 보든 안 보든 누구나 힐링하고 책도 읽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우리의 첫인상이 되는 입구부터 아트센터다운 '낭만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먼저 시도한 건 화분 배치다. 인근 학생이나 어린아이들이 공 차며 놀던 텅 빈 광장을 꽃으로 채웠다. 이 계절엔 보랏빛 버들마편초가 오래 핀다며 직접 꽃 종류를 골라 심었다. 낡은 벤치도 손수 손질했다. 대표가 솔선수범해 목장갑을 끼고 땡볕 아래 나와 있으니, 직원들도 하나둘 내려와 돕거나 자연스레 공간 가꾸는 데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고 대표는 "원래 이런 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내가 직원일 때도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주는 리더가 좋았다"며 "마포아트센터가 마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사랑받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식당 시설은 구청과 협의해 확충할 생각이다. 현재 카페 위 2층의 갤러리맥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식당 매장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또 재단 홈페이지에 주변 맛집 지도, 갤러리 지도 등 지역 가게·시설도 소개하려 한다. "우리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군침이 돈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홈페이지 방문객 수를 늘릴 뿐 아니라 지역 내 즐길 거리를 소개하게 하는 게 종합 예술기관의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객의 클래식 문턱을 낮춰줄 기획 공연도 준비 중이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하반기 연례 'M 클래식 축제' 외에도 정기적으로 관객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평일 낮 마티네 공연, 인문학 감상 강좌 등을 활성화할 생각이다. 고 대표는 "관람은 습관이란 말이 있듯이, 시민들 일상에 정기 공연이 자리 잡게 하겠다"고 했다.

인디밴드 산실인 홍대의 지역적 특성을 살린 '마포음악창작소'도 강화한다. 오는 11월 7~8일엔 인디 뮤지션 지원 경연 프로그램 'M 인디스커버리'에서 최종 선발된 6개 팀과 국카스텐 하현우, 데이브레이크 이원석 등의 가수가 함께하는 결산 무대를 아트홀맥 대극장에서 개최한다. "며칠 전 인디스커버리 경연 현장에 가봤더니 외국인 관람객이 많더군요. 인근 대학의 학생들이 한국 밴드 공연에 관심을 갖고 단체로 온 거였어요.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이 늘어난 만큼, 외국인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 교류 사업도 추진하겠습니다."

[정주원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