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제 ‘2차 의정갈등’ 뇌관될까…법조계 “기본권 침해 소지”

이태준 기자 2025. 9. 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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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며 국회가 추진하는 '지역의사제'가 의정갈등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의료계 안팎에선 강제 복무를 전제로 한 입법은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자유와 평등권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 반발 여론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의사 면허를 취득하더라도 자신의 전공과 지역, 병원을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한다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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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대 9월 법안 처리 공언…“준비되지 않은 정책, 저항 불가피” 의료계 안팎 반발 목소리
‘평등권’ ‘거주 이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비판도…李정부-의협 충돌 가능성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사저널 양선영 디자이너·연합뉴스

공공의료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며 국회가 추진하는 '지역의사제'가 의정갈등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의료계 안팎에선 강제 복무를 전제로 한 입법은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자유와 평등권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 반발 여론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15일 정치권과 의료계에 따르면 강선우 의원이 대표 발의했던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일명 지역의사제)'은 지난 8월18일 보건복지위에 상정됐다. 해당 법안엔 △의과대학 정원의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선발하도록 하고, △이를 통하여 선발된 학생에게는 학비를 전액 지급하되, △의사 면허 취득 후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복무하도록 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는 이 법안 통과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필수·지역 의료 강화 방안으로 적절하다는 게 그 근거다. 9월 정기국회 내 처리하기로 의견도 모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자들이 지난 의료대란으로 고생하고 어려웠는데 다신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수 의료공백을 방지해 달라는 법안 요구가 있어 9월 정기국회 안에 처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과제를 이끌 주체인 보건복지부는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 결과 등을 반영해 문제점을 보완해 지역의사제 도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여러 시행착오를 검토하며 입법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의료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준비되지 않은 정책의 일방적 강행에 대해서는 전문가로서의 양심을 걸고 저항할 수밖에 없다"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입장이 이를 방증한다. 이 때문에 지역의사제 입법을 강행하면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의료개혁으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 "지역의사제, 헌법소원 가능성 배제 불가"

법조계에서도 지역의사제 입법이 위헌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헌법에선 모든 국민은 직업 선택의 자유(헌법 제15조 명시)를 가진다고 규정하는데 이에 반한다는 것이다. 의사 면허를 취득하더라도 자신의 전공과 지역, 병원을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한다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본다. 

평등권 침해(헌법 제11조 명시)에 해당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의사제 선발자는 의무 복무를 강제받는다. 반면 일반 선발자는 자유롭게 근무지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불합리한 차별로 볼 수 있다는 게 이 주장의 근거다.

거주·이전의 자유 침해(헌법 제14조 명시)에 해당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특정 지역에 장기간 묶어 두는 것은 자유 침해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농촌과 도서지역 등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의무적으로 이들을 배치한다면, 삶의 질과 거주 자유를 제약한다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기본권 제한 입법이 허용되려면 목적 정당성과 수단 적합성 그리고 침해 최소성, 법익 균형성을 충족되어야 한다는 게 헌법재판소의 입장이다. 지역의사제의 경우 지역 의료 인력난 해소라는 측면에서 목적은 정당하지만, 의무 배치만으로 지역 의료 인력난이 해소되는지에 대한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기에 수단의 적합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법조계에선 보고 있다. 국민의 건강권 확보라는 공익이 크더라도, 지역의사제 선발자에게 과도한 희생을 요구한다면 위헌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수도권 소재 지청 검찰 출신의 한 법조인은 "인력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구했더라도 이들이 추후에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근시안적 시각으로 입법을 추진해선 안된다. 법안이 가진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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