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태생 이유로…지휘자 샤니 뮌헨필 공연 취소 논란

임석규 기자 2025. 9. 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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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집단학살'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스라엘 태생 지휘자 라하브 샤니(36)에게 불똥이 튀었다.

텔아비브 태생의 이스라엘 국적 유대인인 샤니는 차기 뮌헨필 수석지휘자로 내정돼 내년 9월 공식 취임한다.

그러면서 "샤니가 과거에 평화와 화해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몇차례 했으나, 이스라엘필 수석지휘자로서 텔아비브 정권에 대한 그의 입장이 충분히 명확한지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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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학살’ 비판에 벨기에 공연 취소 파장…벨기에 총리까지 나서 사과
이스라엘 태생 지휘자 라하브 샤니가 네덜란드 로테르담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Guido Pijper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집단학살’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스라엘 태생 지휘자 라하브 샤니(36)에게 불똥이 튀었다. 벨기에의 한 음악축제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샤니가 지휘봉을 잡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취소해버린 것이다. 그가 이스라엘 정권과 명확하게 거리를 두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샤니는 오는 18일 독일의 명문 악단 뮌헨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벨기에 ‘플란데런(플랑드르) 헨트 축제’에서 연주할 예정이었다. 텔아비브 태생의 이스라엘 국적 유대인인 샤니는 차기 뮌헨필 수석지휘자로 내정돼 내년 9월 공식 취임한다. 현재 네덜란드 로테르담필하모닉 수석지휘자이자 이스라엘필하모닉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다. 2년 전 로테르담필을 이끌고 내한해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협연해 국내에서도 낯익은 지휘자다.

축제 쪽은 “벨기에 문화장관, 헨트 시의회, 헨트 문화계 등의 요구에 따른 공연 취소”라며 “텔아비브 소재 집단학살 정권과 명확하게 거리를 두지 않는 파트너와는 협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샤니가 과거에 평화와 화해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몇차례 했으나, 이스라엘필 수석지휘자로서 텔아비브 정권에 대한 그의 입장이 충분히 명확한지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독일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독일 문화부 장관 볼프람 바이머는 “독일의 특급 오케스트라와 그 악단을 이끄는 유대인 수석지휘자의 초대가 취소됐다”며 “이는 유럽의 수치이자 순전한 ‘반유대주의’”라고 비판했다.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언드라시 시프,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스티븐 이설리스 등 저명한 음악가들도 비판 성명을 내며 샤니에게 힘을 실었다. 이들은 “이런 결정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거나 인질을 구출하거나 민간인들의 고통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지휘자 라하브 샤니(왼쪽)와 악수하는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 베버르 총리 엑스(X) 계정 갈무리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이 보이자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깊은 유감’을 나타내며 “벨기에에 대한 평판에 심각한 손상을 끼쳤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13일 독일 에센으로 직접 날아가 뮌헨필 공연을 관람하고, 이날 지휘봉을 잡은 샤니와 악수하며 사과와 지지 뜻을 표명했다. 베버르 총리는 “출신만을 근거로 누군가에게 직업적 금지 조처를 내리는 것은 무모하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예술가들에게 정치적 견해에 대한 서면 진술서를 요구하는 건 전례가 없고 우려스러우며, 예술적 자유의 본질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증오와 폭력을 퍼뜨리지 않는 한 공연을 금지하는 건 민주적 가치에 반한다”며 “예술가들을 출신이나 정치, 종교적 소속을 기준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했다.

샤니는 뮌헨필의 전임 음악감독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친푸틴 행보’가 부각되면서 해임되면서 후임으로 낙점됐다. 30대 중반인 그는 지휘계의 ‘큰손’ 다니엘 바렌보임과 주빈 메타의 든든한 후원을 받고 있다. 바렌보임은 그의 지휘 스승이다. 이스라엘필 더블베이스 주자였던 샤니를 지휘로 이끈 인물이 주빈 메타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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