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었는데 섬이 됐다···‘북극 바로 아래’ 알래스카의 상전벽해
알래스카 ‘알섹 호수’ 40여년새 크게 확장
기후변화로 기온 오르며 빙하 대량 소멸
녹은 물이 호수로 흘러들어 지형 바꿔놔

북극에서 가까운 미국 알래스카 남동부 해안 평야에 지난달 홍수처럼 다량의 물이 밀려들면서 섬이 생겼다. 이런 이례적인 현상의 원인은 기후변화다. 최근 높아진 기온 탓에 빙하가 녹으면서 기존에 있던 이 지역 호수 면적이 넓어졌고, 이 때문에 멀쩡하던 산이 호숫물에 포위돼 섬처럼 변한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과학계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 관측용 인공위성 ‘랜드샛’이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찍은 알래스카 ‘알섹 호수’ 사진을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알섹 호수 위치는 북극에서 가까운 북위 59도다. 알래스카 남동부 평야에 있으며, 매우 추운 아한대 기후에 속한다.
NASA가 공개한 사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 41년 만에 비약적으로 커진 알섹 호수 면적이다. 1984년 찍은 위성 사진에서 알섹 호수는 근처에 솟아 있는 산인 ‘프로 놉’과 대치하듯 마주 보고 있다.
그러다 1999년 사진에서는 프로 놉 측면을 감쌀 정도로 면적이 커지더니 2018년에는 프로 놉 후면 일부까지 장악했다. 그러다 올해 8월 찍은 사진에서는 호숫물이 프로 놉을 완전히 포위했다. 프로 놉이 섬으로 변한 것이다. 물 밖으로 드러난 프로 놉 면적은 5㎢다.
NASA는 공식 자료에서 “프로 놉이 섬이 된 것은 지난 7월13일부터 8월6일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NASA에 따르면 1984년 45㎢였던 알섹 호수 면적은 현재 75㎢로 넓어졌다. 추가된 호수 면적(30㎢)은 축구장 4200개 이르는 광활한 넓이다.
이런 일이 생긴 원인은 기후변화다. 최근 수십년새 지구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알섹 호수 주변에 있던 빙하가 다량 녹았고, 이때 생성된 물이 알섹 호수로 콸콸 흘러든 것이다. 빙하 녹은 물이 알섹 호수 덩치를 키우는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 NASA는 “이 지역 빙하는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며 “향후에도 빙하가 녹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빙하가 녹아 면적이 늘어난 호수에서는 생태계 변화가 나타난다. 빙하에 함유된 퇴적물과 영양분이 호수로 유입되면서 수질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후변화 가속화로 알섹 호수처럼 면적이 확대되는 호수가 많아질 경우 향후 북극권 주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전 공장 화재 사망자 10명으로 늘어···아직 4명 실종 상태
- ‘BTS 공연에 난감’ 광화문 결혼식장 하객들, 경찰버스 타고 간다
- 국힘 잇단 ‘파병 찬성’에…“본인 먼저 자녀와 선발대 자원하라” 민주당 의원들 맹공
- 김민석, 유시민에 “유명세·TV 출연 즐기는 강남 지식인” 문자 포착…“불편함 드렸다” 공개
- ‘기장 살해’ 전직 부기장 사이코패스 아니었다···“피해망상 무게”
- [속보]이 대통령,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재개 지시…“새 타당성조사 통해 최적 노선 결정”
- 150만 유튜버 ‘구 충주맨’ 김선태, 수많은 경쟁률 속 선정한 첫 광고는 ‘바로 이곳’
- BTS ‘스윔’ 발매 직후 ‘음원 1위’…신보 ‘아리랑’ 전곡 차트인
- 트럼프, 이란 작전 ‘축소’ 시사…“호르무즈 해협은 이용국이 책임져야”
- [속보]오늘 첫차부터 광화문역 중앙버스전용차로 무정차 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