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열의 생생건강S펜]“초기치매예방, 단순 건기식 뇌영양제 의존은 치료 골든타임 놓쳐, 입증된 치료제와 조기 전문가 개입이 최선”

김태열 2025. 9. 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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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치매학회, 치매 초기 의료진 개입 필요성 강조
- 포스파티딜세린 등은 건강기능식품, 치료 효과는 검증되지 않아
최호진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의료진이 개입해 전문 치료를 포함한 체계적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단순히 특정 성분의 건강 제품을 복용하는 것으로 예방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대한치매학회가 최근 범람하는 뇌에 좋다는 건기식 등 뇌영양제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치료의 적기인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치매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지난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으로 ‘초고령사회 치매 예방과 치료, 미래 대응 방안 심포지엄’을 열고 치매 발생시 의료진의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과열되는 뇌기능 개선제 시장, 올바른 예방법은?’을 주제로 발표한 최호진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 범람하는 현 상황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전문적 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치매가 단번에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인지저하(SCD) → 경도인지장애(MCI) → 치매로 이어지는 연속선상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치매는 중증으로 전개되면 사실상 완치와 회복이 어려운 질환이지만 치매는 한번에 찾아오지 않는다. 건망증과 같이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신경심리검사를 해보면 인지기능에 이상이 없는 주관적 인지저하, 기억력 또는 기타 인지 기능의 감소가 있을 수 있지만, 일상 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경도인지장애 단계를 거쳐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치매로 이어진다. 최 교수는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굳어진 상태까지 다다르면 이미 뇌세포가 손상된 상황이기 때문에 증상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전 ‘조기 관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이 2024년에 발표한 ‘치매 위험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치매 발생 요인의 40% 이상은 생활습관 관리로 줄일 수 있다. 청력 관리, 혈압·당뇨 조절, 우울증 치료, 사회적 교류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포함된다. 또한, 북유럽에서 진행된 대규모 핑거스터디(Finger Study) 역시 1,200명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식단 개선, 운동, 인지 훈련, 혈관 위험 인자 관리 프로그램을 2년간 적용했을 때 대조군보다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유의하게 늦춰짐이 확인된 바 있다. 최교수는 “인지기능의 관리는 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의 주요 인자에 대한 복합적 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개입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범람하는 건강기능식품 의존말고 서둘러 병원 방문해야=이날 발표에서는 최근 뇌영양제라 광고하는 제품들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최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의료진이 개입해 전문 치료를 포함한 체계적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단순히 특정 성분의 건강 제품을 복용하는 것으로 예방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시중에서는 ‘뇌영양제’, ‘기억력 개선제’라는 이름으로 건강기능식품이 다수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름은 의약품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은 정제, 캡슐 등 의약품과 형태가 유사하기 때문에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오인되기 쉽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건강과 관련된 “기능성”을 가진 “식품”에 해당한다. 때문에 인지 능력 관련 제품 기능성을 보면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 등으로 표시된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에 포함된 대부분의 성분들은 의학적 효과로 인정되어 적응증으로 “치료 효과”를 인정 받은 케이스는 없다. 또 경제적 면에서도 하루 섭취 비용이 약 1,000원 이상으로 한 달이면 3만 원을 훌쩍 넘어 소비자 부담이 적지 않다.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능성이다. 의약품은 환자의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하며 질병 치료 효과 등 기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일부 부작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개입, 관리 하에 처방, 복용이 이뤄진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의 정상적 기능을 유지하고, 생리 기능 활성화를 통해 건강을 유지,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대상은 환자가 아닌 준건강인이다. 기능성은 의약품 보다 낮고, 장기 섭취에도 안전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관리 없이 자유롭게 구매가 가능하다.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따르면 2024년 기억력 개선, 인지능력 향상 등 뇌 기능과 관련된 기능성으로 판매된 제품 시장은 1조 1천 8백억원에 달한다. 그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성분은 포스파티딜세린이다. 이 성분 제품은 2022년 77억원에서 2023년 231억원, 지난 해에는 49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비약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포스파티딜세린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체내에서 자연적으로도 생성되고, 대두 등 식품 섭취로도 보충할 수 있지만 노화에 따라 감소한다. 때문에 판매사들은 건기식을 통해 보충이 필요하다며 공격적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의약품과 달리 다양한 판촉이 가능하기 때문에 1+1 행사, 할인 행사, 홈쇼핑 등 다양한 형태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호진 교수는 “치료의 경과, 약물에 대한 반응에 따라 치료에 대한 접근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증상 초기부터 의료 기관을 방문해서 전문가 상담을 통해서 지속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증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건기식은 장기 복용해도 문제가 없을만큼의 적은 용량으로 필요한 성분이나 영양소를 공급하는 제품”이라며 “의학적 효과가 있을 만큼의 용량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효과에 수반하는 부작용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 등 전문가의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단순영양제 아닌 치료제로 입증된 은행잎추출물 중 치매 초기단계 예방약물로 각광=병원을 방문하면 전문가의 문진을 거쳐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 신체 상태를 파악하는 혈액검사, 뇌 병변 유무를 확인하는 뇌영상검사(CT, MRI, PET)등의 과정을 통해 진단이 이뤄진다. 특히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를 확인할 수 있는 아밀로이드 PET(amyloid PET)과 뇌척수액 검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 개발된 항아밀로이드 치료제의 경우 아밀로이드가 뇌에 침착되기 시작하는 프로토피브릴 단계에 작용해 뇌에 쌓인 이러한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기전을 통해서 알츠하이머병 치매를 치료한다. 인지기능 개선 효과로 주목받고 있는 은행잎 추출물의 경우도 아밀로이드가 뇌부위에 침착되기 이전 올리고머화를 늦추는 연구가 나와 경도인지장애 등 초기 치료와 예방 약물로 부각되고 있다.

이날 발표에서 최 교수는 처방 치료제로 은행잎추출물 사례를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은행잎 추출물은 뇌혈류 개선과 항산화, 신경세포 보호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며 “특히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효과와 안전성과 관련하여 다양한 근거가 마련이 되어 있어서 조기 개입의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교수는 이 성분이 다수의 임상 연구에서는 초기 치매, 경도인지장애(MCI), 그 이전 단계인 주관적 기억장애까지 폭넓은 처방 근거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신경인지질환 전문가그룹(ASCEND)은 2021년 합의문에서 은행잎 추출물을 MCI 증상 치료에서 ‘Class I, Level A’로 권장되는 유일한 약제로 제시했다.

실제로 MCI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임상(RCT)에서도 은행잎 추출물이 유의미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다. 독일에서 진행된 리얼월드데이터(RWD) 분석 역시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았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MCI로 처음 진단받은 65세 이상 환자 2만 4,000여 명을 평균 3.8년, 최대 20년간 추적한 결과, 은행잎 추출물을 5회 이상 복용한 환자군은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약 42% 낮았다. 이러한 근거에 따라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은행잎 추출물을 MCI 환자의 증상 관리 약물로 승인하고 있다.

은행잎추출물은 건강기능식품 원료로도 쓰인다. 포스파티딜세린 성분과 혼합해 판매되는 경우도 많다. 반면 용량은 건강기능식품과 차이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은행잎추출물의 최대 함량은 1일 150mg이다. 반면 경도인지장애 등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의 용량은 통상적으로 240mg이다. 발표된 아시아 전문가 그룹 (ASCEND)는 알츠하이머 치매(±CVD), 혈관성 치매, 혼합형 치매 치료의 용량으로 240mg를 권장하고 있고, 은행잎추출물을 사용한 인지기능, 경도인지장애(MCI), 치매 환자 대상 주요 RCT 임상들은 대부분하루 240mg 용량을 사용했다.

최호진 교수는 “일부 뇌영양제, 건기식 등이 은행잎 성분 등의 뇌기능 개선효과가 기대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치매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약물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환자의 증상과 경과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실제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는 용량과 병용 약물 등을 사용해야 치료가 가능하다”며 “치료의 경과, 약물에 대한 반응에 따라 치료에 대한 접근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증상 초기부터 의료 기관을 방문해서 전문가 상담을 통해서 지속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증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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