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李측근’ 이화영 기소 검사, 대검에서 재판 참여 막았다
수사 검사 참여 규정 있다”
이른바 ‘검찰청 술파티 위증’ 혐의 및 ‘쪼개기 후원’ 혐의를 받는 이화영(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씨의 재판과 관련해, 이 사건 수사와 기소를 맡았던 검사가 직무대리 발령을 통한 공판 참여를 허가 받지 못한 사실이 15일 확인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는 지난달 19일 이씨 재판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는데, 대검 예규 등에 따르면 국민참여재판에는 수사검사가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검찰 내부에선 직무대리 승인을 번복한 대검 지휘부를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담당 검사 “기소 과정 잘 아는 제가 재판 참여해야”
부산고검 창원지부의 서현욱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저의 직무대리 불허를 재고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수원지검 형사6부장을 지내면서 이씨의 국회 위증 및 쪼개기 후원 사건 등을 기소한 서 검사는 지난달 인사 발령 이후 공판 참여를 위한 직무대리를 대검에 요청한 뒤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대검이 이를 불허한다며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서 검사는 “국민참여재판의 경우 수사팀 검사가 떠나더라도 공판에 참여해야 한다는 내부 규정이 있다”며 “직무대리 관련 법무부 지시사항에도 특별한 경우에는 직무대리를 허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국민참여재판이야말로 특별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법정 안팎에서 기소 자체를 문제삼고 있는 상황에서 기소과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제가 공판에 참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 중인 노만석 대검 차장을 향해 “여러 차례 내부적으로 요청드렸지만 한계를 느껴 공개적으로 요청드림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직관(수사검사가 직접 공판에 참여)하더라도 창원지부 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했다.
◇대검, 작년 11월 “수사검사가 국참재판 참여하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 공판송무부는 지난해 11월 14일 수사검사가 국민참여재판에 적극 참여하도록 지시하는 업무연락을 일선 검찰청에 돌렸다. 국민참여재판의 경우 일반 사건에 비해 무죄율이 높기 때문에, 수사검사가 적극적으로 재판에 참여해 만전을 기해달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검은 공판준비기일과 배심원 선정기일, 공판기일에 수사검사가 국민참여재판 전담 검사와 함께 출석하라고 지시했다. 대검은 수사검사가 인사이동으로 전출을 가더라도, 동일 고등검찰청 관할 내 인근 검찰청으로 전출된 경우나, 수사검사가 직접 공소수행을 담당할 필요가 있는 경우 수사검사가 직접 공소수행을 담당하라고 한 것이다. 서 검사의 경우 수원고검 관할인 수원지검에서 부산고검 관할인 창원지부로 옮겼지만, 직접 공소수행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직무대리 발령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수사검사의 국민참여재판 참여는 대검찰청 예규에도 규정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가 확인한 ‘국민참여재판 공소수행에 관한 지침’을 살펴보면, 수사검사가 대검의 업무연락처럼 공판준비기일과 배심원 선정기일, 공판기일에 참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재판 결과에 따라 항소 여부를 결정할 때도 수사검사의 의견을 적극 참고하도록 하고 있고, 항소이유서는 수사검사가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1일 정성호 법무장관의 1호 지시라며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재판에 참여 중인 수사 검사들의 복귀를 지시했다. 이때 ‘신뢰 관계가 형성된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한 경우’를 비롯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일시적으로 직무대리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직 검사장도 “번복하는 이유, 알기 어렵다” 지휘부 비판
서 검사의 게시글엔 여러 검사들이 공감을 표했다. 박현철 광주지검장은 “대검에서 승인한 직무대리를 번복해 불허하는 이유를 알기 어렵다”며 “맡겨진 사건을 수사·기소한 검사가 공개된 법정에서 책임지고 공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서 검사와 같은 곳에서 근무 중인 김용식 검사도 “이 사건에서 수사검사의 직관이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서울고검에서 항소심 사건 공판을 전담하는 공봉숙 검사는 “수십건씩 진행 중인 재판 중에서 1심 판결문이 수백장인 사건 한두건만 직관이 해제돼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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