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키코모리' 닮아가는 한국…해법은?
[EBS 뉴스12]
일본의 '히키코모리', 중국의 '탕핑'처럼 세계 곳곳에서 청년 고립·은둔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1980년대 시작된 '히키코모리'가 세대를 넘어 중장년층까지 번지며, 나이 든 부모가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이제야 지원의 첫발을 뗐습니다.
진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년 동안 고립과 은둔을 반복해 온 신현재 씨.
열한 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친척 집을 전전하며 방 안 생활이 익숙해졌고, 유일한 위로였던 반려견마저 잃으며 바깥과 점점 단절됐습니다.
인터뷰: 신현재 디렉터 / 안무서운회사
"계속해서 취업 시도를 했지만 은둔을 오래 했으니 기술도 없고 스펙도 없고 자격도 없고 안 그래도 엄청 요즘 취업난인데…."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건, 고립 청년들이 세운 스타트업 '안무서운회사'에 입사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인터뷰: 신현재 디렉터 / 안무서운회사
"우리가 은둔하게 된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을 때 세상이 너무 무서워서였지 않나 그래서 우리는 숨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면 세상에 무섭지 않은 회사 하나쯤은 우리가 만들어 보자 해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23년 19~34세 고립 청년은 49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0만 명대에서 20만 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7조 원, 1인당 약 2천만 원으로 추정됩니다.
먼저 이 문제를 겪은 일본의 상황은 어떨까.
여성청소년미디어협회(회장: 이영미)가 주관한 한·일 국제 토론회에선 고립·은둔 청년 문제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일본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현재 '히키코모리'는 146만 명으로, 2009년 첫 조사 당시 69만 명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일본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현재 '히키코모리'는 146만 명으로, 2009년 첫 조사 당시 69만 명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40~60대 중장년까지 조사 대상을 넓혔습니다.
부모가 고령이 돼도 히키코모리 자녀를 부양하는 '8050 문제'가 본격화됐기 때문입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관련 법이 2009년 만들어졌지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실질적인 지원이 어려웠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데 소헤이 교수 / 일본 다마대학교 정보사회학과
"약 800만 명이 사는 도도부현입니다만, 800만 명 가운데 상담원은 2명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생각해도 부족한 것이죠. 그런 상황에서 상담 사업을 계속 돌려가야 하니, 당연히 '지속 상담'은 불가능해집니다."
그나마 성과를 냈던 건 일자리 연계 사업 입니다.
오사카의 '아와지 플라츠' 사업은 심리 상담과 진료를 병행하며 가벼운 노동을 제공해 사회 복귀를 도왔습니다.
사업 종료 2년 뒤에도 실제 사회 참여가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김성아 부연구위원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해외 사례에서) 사회 기술을 재학습하는 청년들은 직업 훈련과 일 경험을 통해서 자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습이 저희가 참고할 만한 모형이 아닐까."
우리나라는 2023년에야 관계 부처 합동으로 고립·은둔 청년 종합 대책을 내놨습니다.
고립·은둔 청년들은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경제적 지원과 취업, 일 경험 지원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고용 한파로 구직을 포기한 '쉬었음' 청년 인구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54만 명에 이르는 고립·은둔 청년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주희 센터장 / 서울청년기지개센터
"청년들이 고립, 은둔의 상태에서 회복되고 사회로 나가기까지 최소 2년에서 3년 이상은 걸립니다. 낮은 단계의 적합 일자리를 개발을 해서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일자리를 개발해야 될 필요가 있고요."
고립·은둔 아동, 청년을 지원하는 법은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됩니다.
일본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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