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락가락’ 이민자 정책에 지지 세력 불만 커져
경제 피해 우려될 때마다 한발 후퇴
中 유학생, 농장 이민자 태도 번복
MAGA “美 최우선 정책 맞냐” 반문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와 관련된 사안에서는 오히려 한층 유화적인 태도로 입장을 바꾸면서, 미국 내 트럼프 지지 세력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에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을 경우 가장 중요한 반이민 정책들 중 일부를 철회하거나 모순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입장 변화는 극우 성향의 동맹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추방 정책을 집행하려는 이들까지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부터 취임 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이민자 추방 작전을 단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첫날인 지난 1월20일 멕시코 남부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근엔 로스앤젤레스(LA)와 워싱턴DC에 불법 이민자와 범죄자 단속을 위해 주방위군을 배치하는 등 등 불법 이민 단속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자 단속이 미 경제를 흔든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입장을 180도 바꿨다. 최근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약 500명을 구금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사태를 두고 안팎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로 삼고 있는 미국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배터리 공장에 근무하고 있던 노동자들이 미국에 불법 체류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남아 미국 대통령이 구금된 한국인들에게 미국에 계속 남아 자국 인력을 교육·훈련시킬 것을 권유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른 나라나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먹게 하거나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불법체류자 단속에서 농장과 호텔 등 이민자 노동력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제외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시행하는 매우 강경한 이민 정책 때문에 오래도록 일해온 숙련된 노동자들이 떠나고 있으며, 그 일자리는 사실상 대체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고 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며칠 뒤 또다시 뒤집혔다.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를 추진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입장을 바꿔 중국인 학생 60만명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유학생들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 미국 대학들이 재정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오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느냐. 우리 대학 시스템은 매우 빠르게 끝장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내에서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중국 유학생 60만명을 허용하겠다는 정책이 나온 직후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중국 공산당에 충성할지 모르는 60만명의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다니도록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썼다.
친(親) 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 앵커 로라 잉그럼도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인터뷰에서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온 60만 명의 학생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떻게 미국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적 관점에서 이민자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여왔다는 주장도 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이민 분야 책임자 데이비드 비어는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수사를 사용하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에 대해선 어느 정도 열린 입장”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번복 논란에 대해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정책에서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며 “이를 달리 주장하는 건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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