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청년주택 5만가구 무너진다…인허가·착공·준공 '올스톱'
[편집자주] 청년주택 사업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 서울 주요 역세권 5만가구 규모 중 절반은 준공·입주까지 마쳤고, 나머지도 착공 직전 물량이 대부분이다. 정부의 연 27만가구 공급 목표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이재명 정부의 '9·7 공급대책' 계획에서 빠진 퍼즐인 '청년주택' 공백을 짚어본다.

청년주택은 서울시가 만 19~39세 대학생·청년·신혼부부 무주택자에게 시세보다 낮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SH공사가 운영하는 공공임대, 민간임대사업자가 운영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구성됐다. 공공임대는 주변 시세 대비 30~70%,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일반공급 기준 85% 이하(특별공급은 75% 이하) 가격에 임대된다.
15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까지 공급계획이 확정된 청년주택은 153곳, 총 4만7631가구(공공임대 1만4951가구)다. 입지는 서울 시내 주요 역세권이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인 80곳, 2만6654가구는 준공·입주까지 마쳤다. 하지만 계약 갱신은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나머지 절반인 73곳, 2만977가구는 착공·인허가 단계에 있지만 진행이 멈췄다. 일부는 수개월 내, 나머지도 2~3년 안에 입주가 가능한 '즉시' 공급 물량임에도 진척이 되지 않는 것이다.
청년주택은 청년층 주거불안을 완화할 주택정책이지만, 올해 관련 인허가 건수는 '0'건이다. 올해 하반기 신규 착공 물량은 이달까지 1건(616가구)에 그쳤다. 올해 준공된 청년주택 중에서 7곳(1785가구)은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지 못했다. 청년들이 당장 들어가 살 수 있는 역세권 1800여가구가 '빈집'으로 버려진 셈이다.

이처럼 청년주택 사업이 존폐 위기에 처한 것은 서울시와 정부가 정책 엇박자를 내면서다. 청년주택은 2022년 전후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상황에서 청년들의 주거불안을 완화할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서울시와 SH는 신속한 주택 공급을 추진한 반면, 국토부와 HUG는 전세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요건 강화에 나섰다.
청년주택의 발목을 잡은 것은 HUG 임대보증금 보증(보증보험) 체계의 경직화다. 2020년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임대보증금 반환보증(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뒤, HUG는 전세 사기 예방을 위해 심사를 강화했다. 특히 올해 6월부터 공공지원 민간임대의 감정평가 방식이 변경돼 평가액이 종전 대비 약 15~20% 낮아졌고, 이에 담보인정비율(LTV) 60% 기준을 넘는 단지가 늘었다. 시세 대비 최대 30% 낮은 보증금을 받는 청년주택 특성상 상당수 단지가 새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졌다.
최근 A주택은 HUG 보증보험 갱신이 거절됐다. 근저당 설정액이 335억원인 A주택 감평액이 2023년 727억원(LTV 46.16%), 2024년 727억원(46.99%)으로 유지됐다가 올해 522억원(64.32%)으로 200억원 넘게 하향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미 입주한 청년주택 중 94%(66개소)도 보증보험 갱신을 앞두고 있지만 갱신이 어려울 전망이다. 입주자는 1만6500여명이다.
청년주택의 주거불안 문제를 해소하려면 경직된 보증체계부터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서울시와 국토부가 정책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피해는 청년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다"며 "보증보험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청년주택 전용보증상품 등 보완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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