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중남미 전직 정상들이 줄줄이 법정으로 가는 이유

백윤미 기자 2025. 9. 1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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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에서 전직 대통령들이 부패와 권력 남용 등 각종 혐의로 기소되거나 수감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 직후 쿠데타 모의 혐의로 27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이 지역 정치권의 고질적 부패와 제도 취약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남미 전직 대통령들이 잦은 법적 문제에 휘말리는 원인으로 만연한 부패와 제도 불신, 대통령제 특유의 권력 집중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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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와 권력 남용, 중남미 정치의 고질병
전직 정상 잇단 수사·수감으로 제도 불신 심화
CNN “민주주의 구조적 한계 반영” 분석

중남미에서 전직 대통령들이 부패와 권력 남용 등 각종 혐의로 기소되거나 수감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 직후 쿠데타 모의 혐의로 27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이 지역 정치권의 고질적 부패와 제도 취약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4일(현지 시각)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후 가택 연금을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페루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00년 이후 무려 7명의 대통령이 부패나 인권 유린 혐의로 법정에 섰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인권 탄압 혐의로 장기간 수감됐고, 알레한드로 톨레도·올란타 우말라·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 등도 부패 사건에 연루됐다. 알란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경찰 체포 직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도 전직 대통령 4명이 리마 바르바디요 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며, 프란시스코 사가스티와 발렌틴 파니아과 두 전직 대통령만이 혐의 없이 임기를 마쳤다.

콜롬비아에서는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이 증인 조작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12년 가택연금형을 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2022년 부정 행정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며 선거 출마가 금지됐다. 멕시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에서도 최소 5명의 전직 대통령들이 형사 수사를 받았으며, 과테말라에서는 3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에콰도르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1996년 이후 거의 모든 대통령이 수사를 받았고, 이 중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을 포함해 3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벨기에에 망명 중이다. 볼리비아, 파라과이, 파나마, 온두라스 등에서도 다수의 전직 정상들이 기소되거나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유일한 예외로 꼽히는 나라는 우루과이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구도 형사 기소되거나 공식 수사를 받은 적이 없다. CNN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를 ‘공적 자원을 존중하는 정치 문화’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우루과이에서는 장관이 자가용을 몰고 출퇴근하거나 국회의원이 직접 차를 몰고 의회에 출근하는 일이 일반적이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달리 특권적 대우가 관행화돼 있지 않다. 지난해 이코노미스트 민주주의 지수에서도 우루과이는 ‘완전한 민주주의’로 평가받으며 남미에서 유일하게 상위권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남미 전직 대통령들이 잦은 법적 문제에 휘말리는 원인으로 만연한 부패와 제도 불신, 대통령제 특유의 권력 집중을 꼽는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중남미를 비롯한 미주 지역의 부패인식지수(CPI)는 100점 만점에 평균 42점으로, 유럽연합보다 20점 이상 낮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다 보니 지도자들이 직접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서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 학자들은 ‘부패가 실제로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민주화와 제도적 투명성 강화로 드러나는 것인지’를 신중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르헨티나 정치학자 카탈리나 스물로비츠는 “부패 사건의 증가가 반드시 부패 자체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사회가 부패를 문제로 인식하고 사법적 대응이 강화된 결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적 라이벌 간 ‘법적 전쟁(lawfare)’도 문제로 지적된다. 근거 없는 고발이 남용되면서 제도 신뢰를 갉아먹고, 지도자들이 불리할 때마다 ‘정치적 음모’라고 반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지도자들의 부패로만 볼 수 없으며, 정치적 불안정과 사법제도의 미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CNN은 “중남미 민주주의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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