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경쟁자 부축해 결승선 통과…세계육상선수권 감동의 장면

김세훈 기자 2025. 9. 1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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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3000m 장애물 경기 예선에서 벨기에의 팀 판 데 벨데(왼쪽)와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 마르틴이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EPA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3000m 장애물 경기에서 스포츠맨십의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벨기에의 팀 판 데 벨데(25)는 지난 13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부상으로 힘겹게 달린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 마르틴을 발견하자 곧바로 속도를 늦추고 뒤돌아가 그를 부축했다. 두 선수는 서로 어깨를 감싸 안은 채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하며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경기 초반 판 데 벨데는 선두권을 달렸지만, 세 번째 허들을 넘는 과정에서 장애물과 충돌해 물웅덩이에 넘어졌다. 산 마르틴 역시 허들에 걸려 오른발을 다치며 트랙에 쓰러졌다. 둘은 결승 진출권인 상위 5위에 들지 못했다.

판 데 벨데는 “산 마르틴이 비틀거리는 걸 보고 ‘왜 안 되겠어?’라고 생각했다. 우리 둘 다 불운했으니, 그 불운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판 데 벨데는 지난해 로마 유럽선수권에서도 경기 중 넘어져 쇄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 그는 “트랙에서 무력한 기분이 어떤 건지 잘 안다. 그래서 그냥 도와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선수는 함께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기록은 0.01초 차이로 산 마르틴이 10위(9분02초20), 판 데 벨데가 11위(9분02초21)를 기록했다. 산 마르틴은 이후 휠체어를 타고 트랙을 떠났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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