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서 맴돌던 고양이가 순식간에 신으로…서울 한복판서 피라미드 올라보니

김혜순 기자(hskim@mk.co.kr) 2025. 9. 1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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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에 가본 적이 있나요? 이집트 여행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서울에서 거대한 피라미드 안에 직접 들어갔다 나오는 경험이 가능해 졌습니다.

피라미드 안에 있는 '왕의 방'에 도착했을 땐 VR 체험이라는 걸 완전히 잊은 후였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기술들과 피라미드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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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함께 보는 틴매일경제
몰입형 VR 체험 ‘쿠푸왕의 피라미드’
용산 전쟁기념관 내 ‘쿠푸왕의 피라미드’ 전시관 입구 모습(왼쪽)과 전시관 내부에서 관람객들이 VR 기기를 착용하고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내부를 탐험하고 있는 모습. [서나은 인턴기자]
피라미드에 가본 적이 있나요? 이집트 여행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서울에서 거대한 피라미드 안에 직접 들어갔다 나오는 경험이 가능해 졌습니다. 바로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입니다.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용산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내년 3월까지 진행되는 몰입형 VR 체험입니다. 단순히 VR 기기를 쓰고 앉아서 영상을 시청하는 게 아니라 VR 속 영상에 맞춘 공간을 직접 걸으며 이집트를 탐험할 수 있습니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눈을 뜨자 눈앞으로 이집트가 펼쳐졌습니다. 피라미드 VIP 관광객이 돼 가이드 ‘모나’와 함께 쿠푸왕의 피라미드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는데요, 분명 평평한 바닥임을 알면서도 정말 돌 바닥을 걷는 것 같았답니다. 좁은 길을 걸을 땐 몸을 움츠리고, 낮은 통로로 들어갈 땐 머리를 숙이며 조심조심 걸어갔습니다.

피라미드 안에 있는 ‘왕의 방’에 도착했을 땐 VR 체험이라는 걸 완전히 잊은 후였습니다. 실제 관광객이 돼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연신 감탄했습니다.

그때 눈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주변을 맴돌던 고양이는 어느새 이집트 신 ‘바스테트’가 돼 있었어요. 바스테트는 일반인에게 출입이 금지된 왕비의 방까지 이끌어 줬습니다. 아무나 볼 수 없는 곳이라서 그런지 정말 그 이름처럼 우아한 느낌이었죠.

쿠푸왕의 피라미드. [연합뉴스]
이후에는 바스테트를 따라 피라미드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거대한 피라미드의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막혀 있던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어요. 떨어질까 봐 무섭기도 하고, 정말 바람이 머릿결을 스치는 것 같은 느낌도 났습니다.

옛날에는 피라미드 정상에도 올라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사람들이 해둔 낙서도 남아 있었습니다. 위대한 유적에 낙서라니 속상함도 잠시, 바스테토가 보여준 풍경에 또다시 넋을 놓았습니다. 현대의 도시 풍경이 어느새 피라미드를 지을 당시의 풍경으로 바뀌어 있었던 겁니다. 앞에는 나일강이 하늘과 맞닿아 흐르고 있고, 뒤쪽으론 끝없는 평야가 펼쳐졌습니다. ‘왕의 무덤’에 걸맞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VR 속에서 거인이 돼 발아래 도시를 바라보는가 하면 배를 타고 고대 이집트로 시간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쿠푸왕이 죽은 후의 장례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죠. 마지막으로 모나가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자 실제 이집트에 가면 모나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쿠푸왕의 피라미드 전시 포스터. [사진 = HTC VIVE]
그동안 해왔던 VR 체험은 모두 자리에 앉아서 영상을 시청하며 하는 체험이었어요. 그런데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직접 공간을 걸으면서 하니까 체험에 푹 빠질 수 있었어요. 앉아서 하는 체험보다 생동감도 훨씬 더 느껴졌습니다.

체험하며 배우니 역사도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었어요. 고대 이집트의 기술들과 피라미드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김혜순 기자. 서나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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