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겐 체중감량보다 근육이 더 중요… ‘건강수명 66세’ 더 늘려야”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2025. 9. 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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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산병원 의사에서 행정가로…‘저속 노화’ 주창자 정희원 서울시 건강총괄관
“흰쌀밥 대신 잡곡밥, 하루 20분 걷기만으로도 건강수명은 달라져”
“서울을 ‘저속 노화 건강도시’로…자동차 대신 걷고 싶은 사회 환경 만들겠다”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80대 A씨는 움직임이 다소 느린 편이지만 혼자 마트에서 장을 보고 병원에 다니며, 돈 계산과 약속 관리도 스스로 한다. 반면 60대 B씨는 독립적인 생활이 힘들어 누군가의 돌봄이 반드시 필요하다. 같은 노년기라도 A씨는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지만 B씨는 그렇지 않다.

이처럼 개인별 차이는 크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3.6세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2~3년 길어 세계 최상위권에 속한다. 만약 A씨와 B씨가 평균 기대수명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A씨는 건강하지 않은 기간이 거의 없는 반면 B씨는 20년 가까이를 병약한 상태로 지내야 한다.

수명이 길어진 배경에는 현대 의학의 발전이 있다. 심혈관질환도 시술로, 만성 콩팥병도 투석으로 관리할 수 있을 만큼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덕분에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골골100세'와 '9988(99세까지 팔팔하게)'이라는 표현이 보여주듯,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느냐다. 같은 장수라도 생애 마지막 수십 년을 병약하게 보내는 것과 건강하게 누리는 것은 삶의 질에서 큰 차이가 난다.

ⓒ시사저널 최준필

실제로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은 약 66세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 이후다. 평균 17~18년 동안은 만성질환과 신체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고, 결국 타인의 돌봄에 의존하게 된다. 이 '비건강수명'을 줄여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늘리는 것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초고령사회를 맞은 모든 국가의 시급한 과제다.

전문가들은 그 해법으로 노인의학 개념인 '이환기간의 압축(Compression of Morbidity)'을 제시한다. 이는 심혈관질환이나 만성 콩팥병과 같은 주요 만성질환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그 발현 시점을 최대한 지연시켜 비건강수명을 단축하는 접근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과연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능할까. 연구에 따르면 같은 나이에도 어떤 사람은 활력이 넘치지만, 어떤 사람은 기력이 크게 쇠해 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노화 속도의 차이는 일란성 쌍둥이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이는 노화가 유전적 요인보다 후천적인 생활습관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노화 속도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가속 노화'와 '저속 노화'라는 개념이 생겼다. 가속 노화는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이나 방치된 만성질환으로 인해 노화 과정이 촉진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반대로 저속 노화는 생활습관 개선과 조기 예방·관리를 통해 노화 진행이 지연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 개념은 학계와 의료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다. 약 2년 전부터 국내에 저속 노화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도 그 일환이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노인 건강을 돌보던 정희원(41) 노년내과 교수가 책과 유튜브, 방송, 강연 등을 통해 저속 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촉매 역할을 했다.

이 열풍은 이미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활습관 개선은 젊을 때부터 시작해야 하는 만큼, MZ세대가 먼저 저속 노화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통곡물과 잡곡을 활용한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관련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이 대표적이다. 식품 업계도 이에 발맞춰 잡곡밥, 통곡물빵, 저당 아이스크림 등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저속 노화는 이제 개인의 실천을 넘어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부도 이 흐름에 합세했다. 서울시는 9월10일 '더 건강한 서울 9988' 종합계획을 내놓으며, 시민이 흰쌀밥 대신 통곡물·잡곡밥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식당을 늘리고, 도심 곳곳에 '걷고 싶은 계단'을 설치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의 설계자는 다름 아닌 정희원 서울시 건강총괄관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아산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던 그는 저속 노화 열풍 속에서 외래 예약이 하루 만에 1년치가 마감될 만큼 큰 반향을 경험했다. 그러나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정작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돌보기 어려워지고, 자신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충분히 알리기도 힘들었다. 결국 그는 병원을 떠나 지난 8월 서울시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택한 길은 저속 노화를 위한 특정 음식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전체가 체감할 수 있는 '건강 도시'를 만드는 것이었다. 저속 노화를 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직접 실천 방안을 추진하는 그를 9월8일 서울시청에서 만나 그 구체적 구상을 들어봤다.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건네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인가. 

"나의 진의(眞意)를 알리고 싶다. 그동안 인구 집단의 노화 궤적을 연구하며, 건강 개선 중재의 효과를 확인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정책을 우리 사회에 적용해 돌봄을 예방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건강하게 이어가며, 인구 축소와 쇠락을 완화하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저속 노화는 이런 진의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돌봄 예방과 저속 노화는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가. 

"내년 통합 돌봄법이 시행되는데, 이는 간병인이 필요한 상태가 돼야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나는 돌봄이 필요한 상황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병, 보행 속도 저하, 노쇠, 치매, 요양병원 입원을 막자는 것이다. 하지만 행정기관과 의료계는 귀 기울이지 않았다. 이런 문제의식을 담아 책 《지속 가능한 나이듦》을 냈으나 큰 반향은 없었다. 이후 유튜브, 방송, 집필을 통해 조금씩 알려졌고, 이 과정에서 '가속 노화'와 '저속 노화'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생활습관을 개선해 저속 노화를 이루면 생애 마지막 30년이 윤택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는 구밀복검(입에 꿀을 담고 배에는 칼을 지님)이다. 적어도 그 사회에 살기만 해도 생활습관이 개선되고 저속 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 서울시 건강총괄관이 그 진의를 실현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저속 노화를 위해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좋은 환경을 갖춘 '건강 도시'가 더 필요하다는 말인데, 어떤 모습의 도시일까. 

"'네이처' 연구에 따르면, 노화 속도는 유럽 국가에서는 느리지만 우리나라·이스라엘·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빠르다. 이런 차이는 교육 수준, 대기오염, 스트레스 등 사회 환경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자연식품을 먹더라도 사회 환경이 불리하면 노화는 가속된다. 따라서 건강 도시는 단순히 '렌틸콩을 먹는 도시'가 아니다. 도시 자체가 신체활동을 유도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구조여야 한다. 근로 시간을 개선해 퇴근 후 번아웃(소진)을 막아야 하고, 그래야 배달음식 대신 집에서 건강한 저녁을 직접 요리할 수 있다."

"돌봄 자체를 예방하는 정책 펼 것"

10년 전 그는 다른 의사와 함께 강원 평창군에서 운동·영양·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른바 '평창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집에만 머물던 독거 어르신들을 밖으로 이끌어 주 2회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했더니, 10년 이상 신체 기능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를 정책을 통해 실현하는 것이 그의 희망이다.

정희원 서울시 건강총괄관 ⓒ시사저널 최준필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으로 말하자면, 우선 세계보건기구(WHO)의 ICOPE(고령자 통합 돌봄) 원칙에 맞춰 돌봄과 의료의 틈새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두 가지가 핵심이다. 첫째, 돌봄 후에는 노인이 와상(누워 지내는 상태)이 아니라 걸어 다니며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돌봄 이전에는 돌봄이 필요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돌봄을 예방하면 폴리파머시(다약제 사용)와 노인병 증후군(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노인 건강 문제)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다음은 식품 환경의 개선이다. 맵고 짜고 단 가공식품, 외식, 배달음식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건강 점수가 높은 음식점이나 잡곡밥을 제공하는 식당이 외식 앱·배달앱에서 먼저 노출되도록 할 수 있다. 또 설탕세, 푸드 레이블링(식품 포장·광고에 영양 정보를 표시), 가공식품 신호등(건강에 불리한 성분을 색상으로 표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영국, 벨기에, 싱가포르 등은 이미 시행 중이다. 아이들 눈높이 매대에서 건강에 해로운 식품을 치우고, 건강한 식품을 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정책의 경제적·건강상 효과는 이미 해외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실제로 영국은 당 관련 정책을 시행한 지 1년 만에 음료의 당 함량이 줄었고, 프랑스에서는 의료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다리가 이동 수단이 되는 도시'가 필요하다. 어르신들이 집 밖으로 나오도록 벤치와 나무를 늘려야 한다. 서울의 녹지 면적은 선진국 수준이지만 대부분 산지여서 생활 속 녹지는 부족하다. 걷기 편한 구조 또한 필요하다. 광화문 앞 도로를 줄여 보행로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기후동행카드·따릉이(공공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고 빌딩 계단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빌딩 안과 자동차에 갇히지 않고, 걸어 다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WHO가 제시한 ICOPE(Integrated care for older people)는 기존의 질병 중심 의료체계에서 벗어나, 고령자의 기능 저하를 예방하고 조기에 개입해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개념이다. WHO는 고령자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를 단순히 질병 유무가 아니라, 이동·영양·시각·청각·인지·심리 등 6대 기능으로 규정했다. 각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에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정책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은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 

"나는 서울시를 믿는다. 중앙정부보다 규모가 작아 일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고, 공무원들의 추진력과 역량도 충분하다고 느꼈다. 의지가 있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며, 이를 잘 직조하면 괴리감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현실에서는 '귤화위지(귤이 탱자로 변한다)'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기관이 새로운 일을 추진할 때 본래 뜻과 달리 해석되거나, 그럴싸해 보이는 성과에 숟가락을 얹으려는 집단이 생겨 결국 정책이 왜곡되곤 한다. 될 일을 안 되게, 안 될 일을 되게 만드는 방법이 있고, 나는 그것을 배우고 있다."

그는 서울시에 합류하기 전까지 공무원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들어와 보니 실내에서 불이 켜지고, 물이 나오며, 지하철이 제때 운행되는 것 모두가 공무원들의 역할 덕분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콩만 먹어야 한다는 것은 오해"

진의를 잘못 받아들이면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이번 기회에 바로잡는다면. 

"콩이나 채소만 먹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 언론도 '○○연예인, 저속 노화 비결은 로메인과 블루베리만 먹기' 식으로 전하곤 한다. 그러나 저속 노화는 단순한 다이어트나 채식주의가 아니다. 원시 인류는 평소 에너지 부족 상태로 살다가 코끼리를 잡으면 포식했다. 이런 '페스트 앤 피스트(fast and feast, 단식과 포식의 반복)' 패턴은 100세 장수인에게도 나타난다. 일본 오키나와 장수인은 평소 하라하치부(배를 8할만 채우기)를 실천하지만, 잔칫날에는 건하게 먹는다. 즉, 평소 채소뿐 아니라 고기도 먹어야 한다. 특히 노인은 더 잘 먹어야 한다. 최근 만난 77세 당뇨 환자는 체중을 줄여 당화혈색소가 좋아졌다고 했지만, 나는 65세 이후 체중을 줄이면 오히려 근육이 빠져 내당능(포도당 대사 능력)이 떨어지고 낙상 위험이 커져 골절로 눕게 된다고 말했다. 노인에게 중요한 것은 체중 감량이 아니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저속 노화'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지만, '느리게 건강하게 늙기'라는 문화적 흐름과 생활 양식이 자리 잡고 있다. 장수 마을로 유명한 오키나와에서는 하라하치부가 건강 장수의 비결로 꼽힌다. 또 이키가이(삶의 존재 의미와 목적)는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저속 노화를 위해 개인이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공격 전략과 수비 전략이 필요하다. 공격 전략은 인지·신체·사회 활동이다. 봉사, 취미, 종교, 사회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면 신체와 인지 기능을 유지해 치매와 노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수비 전략은 기본 생활습관이다. 술과 담배를 줄이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으며,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를 실천하면 건강수명이 20년은 늘어난다."

우선 식생활부터 보자. 우리 식단을 점령한 가공식품, 어떻게 다뤄야 할까. 

"가공식품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보존과 유통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단순당·포화지방·나트륨이 과해 중독성을 띠는 점이다. 해법은 '건강한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이다. 다만 맛·가격·영양의 균형이 충족돼야 한다. 미국에서는 GLP(혈당 조절, 식욕 억제, 위 배출 지연에 관여하는 호르몬) 친화 식품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 가공식품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맛이 담백하다. 비싼 유기농 재료 대신 값싼 치커리 분말을 넣어 섬유질을 보강하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가성비 좋은 식품을 만들 수도 있다." 

배달음식이나 외식도 마찬가지여야 하지 않나. 

"500원을 더 내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거나 흰쌀밥 대신 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는 업소가 있다. 이런 곳이 더 많아지고, 소비자가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잡곡밥이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 되고, 흰쌀밥을 먹으려면 500원을 더 내도록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설탕세처럼 정제 곡물에도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점차 건강식을 기본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저속 노화에 당연히 운동이 필요하지만, 일상 속의 비운동성 활동(NEAT, 생활 속 움직임)도 도움이 될까. 

"청소, 걷기, 계단 오르기 같은 비운동성 활동은 분명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갈 때 계단을 이용하는 것은 운동 간식(exercise snack, 짧은 운동)이다. 그러나 직업상 반복되는 노동은 다르다. 무거운 짐을 반복적으로 드는 동작은 오히려 근골격계 불균형을 초래해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노동활동이 많은 사람일수록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계단 이용은 건강에 좋은 '운동 간식'이다. 사진은 서울 동작역에서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을 이용하는 시민 모습 ⓒ시사저널 최준필

"영양제보다 책 읽기가 건강에 더 효과적"

저속 노화를 위해 영양제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건강보조식품 자체가 부작용과 효능이 없는 카테고리이므로 어떤 효능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신체·인지·사회 활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면 노화를 절반 가까이 늦출 수 있다. 어떤 약보다 훨씬 큰 효과다. 영양제를 검색하는 데 쓰는 시간과 돈을 차라리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는 데 투자하는 편이 훨씬 이롭다."

저속 노화를 위해 실천하는 자신의 하루 루틴을 소개해줄 수 있나. 

"나는 신체·인지·사회 활동을 균형 있게 실천하려고 한다. 어제(일요일)는 아침에 방송 녹화를 하고 15km를 달렸다. 이후 대본과 글을 쓰고, 논문을 몇 편 읽었으며, 악기 연습도 했다. 저녁은 간단히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토요일에는 아이를 학교 오케스트라에 데려다주고 3시간 동안 대본, 책, 칼럼을 썼다. 오후에는 아이를 호른 레슨에 보냈고, 나는 차에서 호른을 연습했다. 저녁에는 오케스트라 모임에서 합주에 참여했다. 오늘은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독서와 글쓰기를 한 뒤, 1시간 반 동안 6km를 달리고 근력 운동을 했다. 이후 9시에 시청 행정 자문을 했고, 라디오 녹음을 위해 방송국에도 다녀왔다. 식습관은 하라하치부 원칙을 지키고, 카페인은 줄이며 술도 최소화하고 있다."

2년 임기를 마친 뒤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연임되면 정책을 이어가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진료와 연구를 병행할 것이다. 100시간 중 60시간은 연구에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희원(41) 서울시 건강총괄관은 누구?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인턴과 내과 레지던트를 수료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에서 근무했다. 2020년부터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25년 8월 서울시 건강총괄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임기 2년의 건강총괄관은 비상근 민간 자문관으로, 서울시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건강 중심 시정을 추진하기 위해 신설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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