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습 과목 ‘영어’로만 신고하고 수학·예체능도 수업 [심층기획-‘영어유치원 금지법’ 발의 논란]
‘누리과정’으로 홍보하고 돌봄까지 제공
상담·면담 형태로 포장 입소 시험보기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영어유치원’이란 말은 법적으론 존재하지 않는 단어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법상 ‘학원’이어서 ‘유치원’이란 말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유아 영어학원이 오전 9시 전후부터 오후 2∼3시까지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교습을 진행하며 유치원과 유사한 행태로 수업하고 있으나 이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상당수도 불법 또는 편법이다.

교육 당국은 주기적으로 점검을 통해 학원 명칭 표시 위반, 교습비 게시 위반 등 행위를 적발하고 있지만 교묘한 편법 행위가 만연해 모두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5∼7월 전수점검에선 처음으로 유아 영어학원의 ‘입소시험’ 여부를 조사했는데, 728곳 중 전국 23곳 적발에 그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입소시험 후기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교육청마다 입소시험 판단 기준이 다르고, 학원이 ‘상담·면담’ 형태로 포장하거나 입소 후 시일이 지나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많아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지능검사 결과로 시험을 대체하는 등 편법 선발제도를 운영하는 학원도 많지만 현장 조사로 모두 잡아내기는 역부족이다.
교육계에선 교육 당국이 영어학원 점검 시 단순히 ‘유치원’ 명칭 사용, 교습비 게시 위반 등 규정을 소극적으로 제재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영어학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 당국이 문제에 주목하고 관련 대응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한계도 있다”며 “레벨테스트, 유치원 명칭 사용 등을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나 그보다 ‘인지학습 목적의 영어교습’ 그 자체와 이를 개선할 실효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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