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절감 농업] 지상부 절단 후 새순 키워…우박 피해에도 정상 출하 | 디지털농업
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9월호 기사입니다.
비슷한 시기, 충북에도 우박 피해가 발생했다. 충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국지성 우박으로 도내 377농가, 230㏊가 피해를 봤다. 시군별로는 음성이 50.49㏊로 피해가 가장 컸고 영동 50㏊, 단양 40.3㏊, 괴산 40㏊, 제천 30.8㏊, 충주 17.4㏊ 순이었다. 작물별로는 복숭아 99.3㏊, 사과 84.1㏊, 수박 15.1㏊, 자두 7.4㏊, 포도 7㏊가 피해를 봤다.

과수의 경우 열매가 어린 시기라 과일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기보다는 잎이나 가지에 찢어짐 피해가 많았다. 또한 과수는 열매당 잎의 비율이 20~30장 이상 되고 이후에도 웃자란 가지와 새잎이 발생하기에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수박은 5월 말이면 착과 후 비대에 접어드는데, 수박과 그 주변의 줄기가 우박을 맞아 농가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충북도농기원은 수박의 생육을 회복하는 재생재배를 시도했다.
수박 재생재배는 본래 연 2회 수박을 수확하기 위해 시도하던 기술이다. 1기작 수박을 수확한 후 다시 육묘와 아주심기를 하는 대신 1기작 수박의 원줄기를 잘라서 새순을 발생시킨 뒤 한 번 더 착과시키는 방식이다. 1990년대 초 중국의 ‘할만재생재배(割蔓再生栽培)’를 응용한 것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중반에 소과종 수박을 한 번 심어 두 번 수확하는 1식 2기(1植2期) 재배 기술이 시도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도농기원이 시설재배 수박 2기작 재생재배를 위한 적정 유인 시기 규명 및 대목 품종 선발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기존 재생재배 기술과 함께 일본에서 수박 재배에 활용한 재생재배를 참고했다.
도농기원에 따르면 재생재배 기술은 노동력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국내의 시설재배 환경에서는 2기작 시기의 고온으로 인해 뿌리 노화와 생육 부진이 심해져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본격적인 고온기가 시작되기 전인 5월 말에 피해가 나타났고 8월 성수기 출하를 목표로 빠른 회복이 필요해 이 방법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1기작 수박에서 한 번 더 착과시키는 기존 방식을 응용해 적용했다. 뿌리가 이미 발달한 상태에서 지상부를 절단해 새순을 키우는 것이어서 줄기 활력이 지나치게 강해질 수 있다. 이에 두 줄기보다는 세 줄기로 유인해 기형과와 낙과를 예방했다.
기술을 적용한 농가의 수박은 정상적으로 비대했고, 지난 8월 10일경 정상적으로 출하됐다. 재생재배는 새순이 기존보다 늦게 발생하므로 수확 시기가 20일 정도 늦어지고 열매가 약간 작았으나 당도 등 상품성은 양호했다. 다행히 올해는 7월 중하순까지 비가 잦아 수박 소비가 적다가 7월 말부터 무더위와 휴가철이 시작돼 수박 가격이 괜찮게 형성됐다.
재생재배에 참여한 농업인은 “우박 피해로 수박 출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 전량 폐기하고 다른 작물을 심을까 했다”며 “재생재배를 하면서 다소 늦긴 하나 수박 생육이 회복돼 출하 소득을 낼 수 있게 됐고, 수확 후 배추를 심어 김장철에 출하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없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윤건식 충북도농기원 수박연구소 팀장은 “우박 피해를 본 농가가 지상부를 전면 절단하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농가와 도농기원이 함께 집중적으로 관리하며 생육 회복에 노력한 결과 생육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며 “자연재해를 극복한 이 기술을 도내 농가들에 알리고 보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 김산들 | 사진 제공 충북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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