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58cm 작은 거인 히가 “노력으로 극복 못 하는 건 없다”
2022년 이어 두 번째 우승
JGTO 승수 8승으로 늘려
최단신 약점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두 배 이상 노력해
근육량·체력 키워 거리 늘려
작년보다 13.5야드 더 나가
올해 정교한 장자타로 변신

히가는 14일 인천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2위 이태훈(캐나다)·스콧 빈센트(짐바브웨)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JGTO 통산 8승째를 올린 그는 우승 상금으로 2억7000만원을 받았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히가는 전반에 4타를 줄이며 다른 선수들과의 격차를 벌려나갔다. 그러나 13번홀에서 아쉬운 보기를 범하며 다시 1타 차까지 좁혀졌다. 이태훈이 무섭게 추격했지만 히가는 흔들리지 않았다. 차분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친 그는 마지막 홀까지 리드를 내주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히가는 “3년 전 우승했던 좋은 기억이 있는 신한동해오픈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게 됐다. 한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동해오픈은 앞으로 내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두 가지는 정교한 장타와 영리한 공략이다. 지난해까지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284.41야드에 불과했던 히가는 올해 297.91야드를 날리고 있다. 단기간에 13.5야드를 늘리는 데 꾸준한 몸 관리와 장비 교체, 스윙 교정 등이 큰 힘을 보탰다.
히가는 “2023년부터 DP월드투어와 아시안투어를 병행하면서 드라이버 샷 거리를 늘려야 한다고 판단해 웨이트 트레이닝, 유산소 운동 등의 빈도를 높였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특정 브랜드와 드라이버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내게 가장 잘 맞는 클럽을 사용하고 있다. 또 각 상황에 맞춰 드로와 페이드를 구사하는 데 휘는 양을 줄여 거리를 늘렸다. 몇 가지 변화가 거리 증가 효과로 이어지면서 올해 300야드를 가볍게 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파5홀에서 무조건 투온을 노리지 않고 버디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스리온 공략법도 우승을 차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장이 559야드 밖에 되지 않는 파5 7번홀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투온을 노린다. 그러나 히가는 그린 왼쪽에 페널티 에어리어가 있는 만큼 100야드 이내 거리에서 홀에 가깝게 붙여 버디를 잡아내는 전략으로 나흘간 3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10세 때 골프를 시작한 히가가 JGTO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의사에게 “더 이상 키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지만 히가에게 포기란 없었다.
키를 제외한 모든 것을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그는 남들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시간을 골프에 투자했다. 이 때부터 1년 365일 중 하루도 빠짐 없이 연습하는 것을 습관으로 만든 그는 ‘골프 명문’ 도호쿠 후쿠시 대학교에 진학했다.
마쓰야마 히데키의 대학 후배로 일본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그는 2018년 JGTO 무대에도 곧바로 적응했다. 2019년 KBC 오거스타 골프 토너먼트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히가는 2022년 4승을 차지하며 상금왕에 등극했다. 이후 DP월드투어와 JGTO, 아시안투어를 병행했던 히가는 올해 일본 무대에 전념하고 있다.
히가는 “작은 키를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다. 그중 하나가 연습량을 늘린 것이다. 양치를 매일 하는 것처럼 골프 연습을 습관화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실력이 향상됐고 이제는 신체적인 핸디캡이 있어도 운동 선수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게 됐다.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피드 훈련 등을 꾸준히 하면 키가 작더라도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히가는 “어렸을 때부터 약점으로 꼽혔던 거리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다가 내게 맞는 몇 가지를 알게 됐다. 우선 스쿼트와 벤치 플레스 등 무게를 조금씩 높여 근육량을 늘리고 스피드 훈련을 통해 클럽 헤드 스피스가 49.2m/s에서 51m/s로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달라진 또 한 가지는 드로, 페이드를 구사할 때 휘는 양을 줄인 것이다. 이로 인해 캐리 거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얻게 됐다. 골퍼들이 많이 사용하는 45인치보다 짧은 44.75인치를 사용하는 건 정타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공을 아무리 멀리 쳐도 페어웨이를 놓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무리해서 스윙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을 멀리 똑바로 보낼 수 있다는 자기 확신과 강인한 정신력도 비거리 증가로 이어졌다. 히가는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도 나는 자신 있게 스윙을 한다. 그만큼 내 스윙과 샷에 자신 있기 때문”이라며 “최종일 경기를 선두로 출발했던 5번 모두 우승했다. 자기 확신과 강인한 정신력 덕분에 거리를 늘리고 통산 8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ISPS 한다 익스플로전에 이어 2승째를 올리게 된 히가는 2022년에 이어 다시 한번 상금왕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랭킹 15위에 자리했던 히가는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한국 선수 중에는 신한금융그룹 소속의 김성현이 15언더파 273타 단독 6위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김민규와 이상희는 11언더파 277타 공동 12위에 자리했고 옥태훈과 배용준, 최진호 등이 10언더파 278타 공동 18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인천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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