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결을 통한 자연 속 질서

장영환 기자 2025. 9. 1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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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경남국제아트페어'
갤러리거제 특별전 눈길 끌어
정영숙 작가 한지로 표현한 사유
"단순한 선이 아닌 순간적 현상"
'제12회 경남국제아트페어' 갤러리거제 전시관에서 정영숙 작가가 자신의 작품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남 최고의 예술 축제 '제12회 경남국제아트페어(GIAF 2025, 이하 아트페어)'가 4일간 예술 향연의 막을 내렸다.

이번 아트페어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렸다. 전시홀에서는 9개국 51개 갤러리 2000여 점의 작품이 선보였다. 수많은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으며 특히 다양한 부스 가운데 갤러리거제(대표 정홍연) 특별전은 눈길을 끌었다.

갤러리거제는 'Eternal Sunshine; Fire, Earth, Composition'이라는 제목 아래 여러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다.

조각·회화·공예 세 부문으로 작품들을 마련했으며, △조각은 박민수, 김현득, 강동현 △회화는 정원식, 정영숙, 장치길, 안령희, 문화연, 시원상 △공예는 김대웅, 김수진, 심유경, 정미선 작가가 작품을 각각 선보였다.
정홍연 갤러리거제 대표(왼쪽)와 미술 관계자들이 '제12회 경남국제아트페어' 작품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중 한지로 만든 다채로운 색과 고운 결의 아름다움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섬유미술가 정영숙 작가의 작품들이다.

그는 전통 공예 소재 한지를 활용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예술가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달라고 하자 정 작가는 "섬유미술 안에서 회화적인 요소를 담아내려고 하고 있다"며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섬유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왜 한지를 작업 소재로 선택했냐고 묻자 그는 "소재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전통적 미에 관심이 갔고, 연구를 하던 중 한지를 하나하나 찢어서 두겹 세겹 네겹 붙여봤다"며 "여기에 색상을 입히고 결로 표현하던 중 그 속에 나름의 '질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시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이를 작품에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이번 전시에서도 작품을 통해 '시간의 흔적'을 표현했다. 정 작가는 "'자연에 새겨진 흔적', '선과 결을 통한 자연 속 질서'가 시간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영숙 作 '시간의 결'

한지로 표현된 '선'의 느낌이 독특하다고 말하자 그는 "수직선과 수평선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선은 단순한 선이 아닌, 순간적인 현상과 운동감을 담아내는 매개체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은 자연의 방향성과 움직임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지를 찢고 붙이는 행위의 반복은 그가 스스로 내면을 되돌아보기로 하는 과정이다. 정 작가는 "이는 나에게 수행이자 치유의 시간"이라며 "관람객들도 작품을 통해 작은 위로를 얻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아트페어, 나아가 갤러리거제를 통해 만나본 '시간의 결'은 한 예술가가 자연과 교감하며 얻은 사유의 기록이다. 이 기록과 만날 우리는 각자의 시간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정영숙 작가는 진주여고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섬유미술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이후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주)아트앤크래프트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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